하지만 이는 명동자금 시장에는 새로운 기회라고 한다. 명동의 '큰 손'들은 경영권을 담보로 높은 금리에 사채를 빌려 주거나 인수·합병(M&A)을 위한 '실탄' 준비에 착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권 대출에 목을 맬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이 마저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은행권이 신용도가 낮은 업체에 대해 신규 대출을 해 주지 않거나 대출만기 연장 조건을 까다롭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여유가 있는 상장사는 자사주 매입하고 있다. 무선 통신장비 제조업체 A사는 주가 안정을 위해 15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섰고, 전자부품 도금전문 업체 B사도 자사주 50만주를 취득키로 했다.
급락장을 노린 개인 투자가들이 가치투자에 나서면서 일부 업체가 '기사회생'한 사례도 있지만, 자산 100억원 이상을 굴리는 '큰 손'들은 여전히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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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은 '실탄' 준비 착수=자금을 직접 조달하기 힘든 상장사들이 속속 명동 사채시장에 손을 벌리고 있다. 이들에게 명동 전주(錢主)들이 높은 금리로 사채를 빌려주면서 명동 시장의 어음 할인률이 치솟고 있다.
명동 관계자는 "평상시 금리보다 두 배 이상을 얹어줘야 거래가 성사된다"면서 "인수까지 염두에 둔 사채업자들은 경영권을 담보로 대출을 하고 있다"고 전한다. 증시활황기에 활발했던 주식담보대출 거래는 뜸해졌다. 전주들이 주식담보 대출 시 담보 확보 및 회수 가능성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고 한다.
몇몇 사채업자들은 M&A를 위한 '실탄'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명동 관계자는 "증시 활황기에 최소 30억원하던 코스닥 업체들의 거품이 빠지자 (사채업자들이) 저가 매수를 위해 1년짜리 정기예금을 3개월로 바꾸는 등 인수자금 마련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주가지수 1200, 바빠진 명동 시장](https://thumb.mt.co.kr/06/2008/10/2008101911571833381_1.jpg/dims/optim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