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펀드, 월요일부터 가입하면 세제혜택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2008.10.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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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해지때는 추징-내년까지만 한시적 운영

글로벌 금융위기에 휩쓸려 표류하고 있는 국내 주식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해법으로 정부가 장기 펀드에 대한 세제혜택 부여 카드를 결국 꺼내들었다.

이 방안은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 미국발 위기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논의가 돼 왔지만 세수감소 등의 우려로 현실화되지 못하다 '펀드 런'이 감지될 정도로 시장 상황이 극도로 악화되면서 채택됐다.



정부는 이번 결정으로 오는 2013년까지 1조3000억원의 세수감소를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펀드 투자자들의 투자 여건을 조성해 줌으로써 혼란이 커지고 있는 금융시장이 다소간 안정될 수 있는 효과는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조만간 한나라당 의원입법으로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한다.

20일부터 가입하면 적용=정부 방안에 따르면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3년 이상 적립식 장기주식형 펀드에 가입하면 분기별 300만원, 연간 최대 1200만원 불입분 한도 내에서 소득공제와 함께 배당소득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소득공제는 계약일 이후 1년간은 불입액의 20%에 대해서 공제한다. 13개월~24개월 불입액에 대해서는 10%, 25개월~36개월치 불입액에 대해서는 5%가 각각 공제된다.

만약 내년 7월1일자로 장기펀드에 가입했다면 내년 연말정산때는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분 불입액의 20%를 공제받을 수 있다. 2010년 연말정산때는 6월까지 넣은 금액은 20%를, 7월부터 12월까지 불입액에 대해서는 10%를 공제받는 식이다.

당장 20일부터 장기펀드에 가입하면 이 같은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기존 가입자는 펀드 판매사에 3년 이상 불입하겠다는 내용으로 계약을 갱신해야 혜택이 부여된다. 이미 불입한 부분은 소급적용이 안돼 세제혜택이 부여되지 않는다.


윤영선 기획재정부 세세실장은 "금융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펀드 가입자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데 포커스를 맞췄다"며 "그래서 최초 1년간 소득공제 비율을 높게 설계했다"고 말했다.

윤 실장은 "상당한 세수가 감소되지만 위기 상상황에서 금융시장 안정 대책이 워낙 중요해서 이같은 추가 감세 방안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거치식 3년 이상 회사채형펀드에 가입해면 3000만원 한도 내에서 배당소득이 면제된다. 소급적용이 되지 않는 것은 회사채형 펀드도 마찬가지다.

세제혜택 부여기간은 공히 최장 3년이다. 하지만 3년 이내에 해지하는 경우에는 그간 받았던 소득공제 혜택과 비과세 혜택분을 추징당하게 된다.

소득이 없는 사람은 공제혜택은 받지 못하고 배당 비과세 혜택만 받을 수 있다. 부부도 각각 가입이 가능하다.



4000만원 연봉자, 월 50만원 불입시 36만원 경감=4000만원의 연봉을 받는 A씨가 월 50만원씩을 펀드에 넣을 경우 세부담 경감액은(비과세는 별도) 1년차의 경우는 불입액 600만원에 20% 소득공제율 및 한계세율 17.6%를 곱하면 21만1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2년차는 10% 소득공제율에 한계세율 16.5%를 곱해 9만9000만원, 3년차는 소득공제율 5%에 16.5%의 한계세율을 곱해 5만원의 세제혜택을 각각 받게 된다. A씨가 3년간 총 돌려받는 금액은 36만원이다. A씨가 월 100만원씩을 펀드에 넣는다면 3년간 71만9000원을 경감받을 수 있다.

8000만원 연봉자인 B씨가 월 50만원씩을 장기펀드에 불입한다면 B씨는 3년간 56만7000원을 돌려받게 된다. 100만원씩 넣으면 3년간 113만5000원의 세제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다.



은행예금보다 유리하나=월 50만원씩을 3년간 적금(이율 5.8% 가정)하면 세후이자는 136만원이 붙게 된다. 적금 대신 장기주식형 펀드에 투자한다면 3년간 46만원의 소득공제 혜택에다 수익률 만큼의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최소 펀드 수익률이 연간 3.2%가 돼야 은행 적금과 수익률이 같아지게 된다.

요즘처럼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상황에서는 은행예금만큼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없다. 그러나 국내 주식시장이 호전된다면 은행의 펀드 수익외에 세제혜택까지 덤으로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진정되면 장기펀드 유입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연간 10조원 이상의 펀드시장 유입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금융시장이 워낙 혼란스러워 구체적으로 전망하기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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