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대우조선 인수 자체자금으로"

김창익 기자, 기성훈 기자 2008.10.1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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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외자유치 없어..."한화 자금력 예상보다 막강"

포스코와 GS의 중도 탈락으로 대우조선해양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급부상한 한화그룹이 일단 대우조선 인수자금을 대부분 자체적으로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리스 선박회사의 컨소시엄 참여설이 한 때 돌았지만 현재까지 대규모 외자유치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 본입찰 참가업체들이 대우조선의 최근 주가, 조선업계 시황, 매각주체인 산업은행의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써낸 입찰 금액이 6~7조원 안팎일 것으로 추산된다.

통상 인수전에 나선 업체들이 배팅 액수보다 다소 여유를 갖고 자본 계획을 짜기 때문에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를 위해 7조원 이상의 자금조달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 측 관계자도 "본입찰에 제출한 계획보다 1조~2조원 가량의 여유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측이 그동안 밝힌 자금조달 계획은 △현금성 자산 중 2조원 △전략적ㆍ재무적 투자자를 통한 2조원△비상장 계열사 상장을 통한 3조원 △시흥 군자매립지 등 부동산 매각을 통한 2조원 등 총 9조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대한생명 매각 계획 외엔 아직 공식화 된 자금조달 방법이 없다. 한화는 최근 ㈜한화, 한화석유화학, 한화건설이 보유중인 대한생명 지분(67%) 중 20% 정도를 매각해 총 1조5000억원 가량을 조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의 배팅 추정액을 기준으로 보면 최소 5조원 안팎의 조달 계획이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한화가 한화건설 상장, 시흥 군자매립지 유동화 등을 통해 2조~3조원 가량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한화건설 상장 문제는 최근 증시상황을 생각할 때 최우선책에선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군자매립지 유동화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한화는 2006년 시흥시에 군자매립지 409만8500㎡를 5600억원에 매각하면서 700억원은 현금, 나머지 4900억원은 향후 개발택지로 돌려받기로 했다. 한화는 개발택지를 유동화해 1조원 가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경기도가 토지매각 대금을 현물로 지급하는 것은 현행법에 위배된다며 제동을 걸고 나와 유동화 계획이 미뤄지고 있다.

결국 한화가 건설부문 상장과 군자매립지 유동화를 통한 대우조선 인수자금 조달은 시장의 예상보다 적은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전제로 하면 한화측이 적어도 3~4조원 안팎의 자금을 다른 방식으로 조달해야 한다는 얘기다.

조선ㆍ금융 업계에 따르면 그리스 등지의 대규모 해외 전략적 투자자(SI)는 이번 한화 컨소시엄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화 컨소시엄의 한 고위관계자는 "국내외 대규모 전략적 투자자는 없다"고 전했다.

한화 내부 관계자도 "그리스 선주 등의 참여는 뒤늦게 논의 돼 현실화 되지 않았다"며 "외자유치가 있지만 규모가 아주 작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보수성을 생각할 때 컨소시엄에 참여한 하나ㆍ외환은행 등으로부터의 대출이 조 단위로 이뤄질 가능성도 적다.

해답의 실마리는 결국 한화의 유동화 가능한 자금 규모가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상당히 클 것이란 데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화의 영업이익이 2002년 이후 매년 조 단위인 데 반해 그 사이 한화는 대규모의 딜이 거의 없었다"며 "한화의 자금 여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한화측 관계자도 "포스코에 비해 한화의 자금여력이 적을 것이란 얘기는 객관적 사실과는 상관이 없다"며 "국내 재무적투자자(FI)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한화의 자체 자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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