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욕 증시 마감을 한시간 앞둔 이때쯤이 되면 월가의 신경이 바짝 곤두선다.
앞으로 한시간 동안 주식시장이 어느쪽으로 튈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할 '마(魔)의 시간대'이다.
장 마감 1시간을 앞두고 '신호'라도 떨어진 듯 시장에는 '사자'주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가파른 기울기를 보인 다우지수는 순식간에 401포인트 상승한채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 역시 기다렸다는듯 3시를 기점으로 폭등세로 돌아섰다.
오전에 발표된 산업생산과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 오후의 주택건설업 체감경기 등 '최악'수준을 기록한 경기관련 지표를 뒤엎을 만한 호재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여기에 전날 증시가 폭락했던만큼 이날 오전 발표된 경기지표에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인식이 반발매수를 불러 일으킨 것으로 풀이된다.
◇ 금융위기 심화, 마감 1시간전 폭등락 일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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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지수가 733포인트 폭락 마감한 15일에는 거꾸로 장마감 1시간을 앞두고 급격히 곤두박질쳤다. 45분간 하락폭만 400포인트가 넘었다.
경기둔화 우려로 장중 줄곧 내리막을 걸으면서도 폭락세는 면했던 미 증시는 오후들어 연준의 베이지북 발표를 계기로 곤두박질 쳤다.
반대로 이번주 첫 거래일인 13일에는 마지막 한시간동안 300포인트 이상 폭등하며 다우지수가 전날에 비해 936.42포인트(11.08%) 올라서기도 했다.
미국과 유럽 각국 정부당국의 금융구제책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부은데 따른 기대감이 작용했지만 장중 주가 움직임에 비해 마지막 한시간의 변동폭은 예측을 불허한 것이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0일에는 다우지수가 전날보다 128포인트(1.49%) 하락했지만 장마감 직전 1시간동안 500포인트 이상 수직상승하며 한때 플러스권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장중 바닥 대비 상승폭은 1019포인트에 달했다.
장 마감을 30분 앞두고 서방 선진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담 결과에 대한 기대로 8897까지 수직상승, 전날에 비해 2% 상승하는 놀라운 폭발력을 보였다. 하루 등락폭이 1019포인트에 달한 것이다.
◇ 극도 불안심리, '양떼효과'유발..마진콜 펀드런도 원인
이처럼 최근 들어 장막판 1시간여를 앞두고 증시 변동폭이 전례없이 커지고 있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의 심리가 극도로 불안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는 조그만 호재나 악재에도 투자자들의 심리적 동요가 크기 때문에 한쪽으로 주문이 몰리는 '양떼효과(herding)'가 나타날수 밖에 없다.
폭락공포에 사로잡힌 투자자들이 '저가매수'를 노리면서도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다가 장마감이 가까워서도 폭락세가 나타나지 않으면 일제히 '사자'주문을 내놓는 경우가 많다는게 월가 트레이더들의 분석이다.
반대로 조금만 시장이 흔들리거나 돌발 악재가 나타나면 '매도'패닉이 나타난다는것이다.
'마진콜(담보충족 요구)'에 직면하거나 고객들의 환매요구에 응해야 하는 기관들이 장종료가 임박하면서 일제히 물량을 쏟아놓는 경우도 막판 급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
시장 예측회사인 마켓 세미오틱스의 우디 도시 대표는 "앞으로도 50포인트 정도가 아니라 200, 300, 400포인트 정도의 급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