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탈락, 한화 '대우조선 인수' 유력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2008.10.16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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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매각가보다 논란 최소화 선택… 인수전 한화·현대重 '2파전'

산업은행이 포스코 (377,500원 ▲500 +0.13%)의 단독 컨소시엄 입찰을 불허하면서 한화 (28,700원 ▼350 -1.20%)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이라는 대어를 낚을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중공업과의 경쟁이 남아있지만 이번 인수전에 보수적으로 접근했던 현대중공업 (160,000원 ▲4,300 +2.76%)에 비해 한화가 더 높은 인수 가격을 썼을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번 인수전의 유력한 인수 후보였던 포스코는 인수 파트너로 GS (47,250원 ▼1,050 -2.17%)그룹을 택했던 것이 '천추의 한'으로 남게 됐다.

◇포스코 참여 허용 시 공정 경쟁 위배



산은의 이번 결정은 법적 논쟁 소지를 최소화한다는 차원에서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의 단독 컨소시엄 변경과 관련한 이슈는 크게 두 가지였다. 지분의 50%를 차지하는 컨소시엄 파트너인 GS의 결별 선언으로 인한 광범위한 컨소시엄 변경을 용인할 수 있느냐와 포스코가 불참 통보를 받은 상황에서 GS의 참여를 전제로 작성해 제출한 본입찰 서류는 허위기재가 아니냐는 논란이었다.

한화는 명백한 자격 발탁 사유라며 포스코의 입찰 참여를 허용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공세를 폈다.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해야 하는 산은이 명백한 탈락 조항이 없는 상황에서 주요 후보를 떨어뜨리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지만 산은의 판단은 달랐다.

산은은 포스코-GS컨소시엄에서 GS 탈퇴는 단순한 컨소시엄 구성 변경을 넘어 제안서 내용의 본질적인 변동을 수반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매각주간사가 동의하는 것은 입찰 절차의 공정성을 현저히 침해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산은 관계자는 "법무법인이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고 공동매각추진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동일한 의견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본 입찰 나흘 전에 포스코와 GS간 컨소시엄을 당초 허용해준 산은이 또다시 포스코의 단독 입찰을 인정할 경우 한화 등 경쟁 후보로부터의 법적 소송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 (28,700원 ▼350 -1.20%), 대우조선 인수 유력

유력한 후보였던 포스코가 탈락하면서 인수전은 한화와 현대중공업의 2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현대중공업 보다는 인수 의지가 강력했던 한화가 더 높은 인수 가격을 제시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인수전 내내 보수적인 자세로 임했고 본 입찰 후 논란의 와중에도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다.

비가격 요소라는 변수가 있지만 가격 요소를 극복할 만큼 점수 차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예상이다. 이번 인수전에서 가격요소 대 비가격 요소의 비중은 7대 3 정도로 알려져 있다.

'3파전'이 '2파전'으로 구도로 바뀌면서 매각 가격은 다소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시중에는 탈락한 포스코가 가장 높은 인수 가격을 제시했다는 관측이 많았다.

한화와 현대중공업, 두 후보가 제시한 가격이 너무 낮을 경우에는 인수전이 유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포스코, GS그룹과의 연합이 '독배'

포스코는 GS그룹과의 손잡았던 것이 결정적인 패착이 됐다. 두 회사는 본 입찰 나흘전인 9일 전격적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나 13일 본입찰 당일 GS가 결별을 선언, 포스코 마저 입찰 자격을 잃게 됐다.

포스코와 GS는 두 유력 후보간의 결합으로 '최강의 팀'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가격 합의'라는 벽을 넘지 못했다. GS가 포스코에 비해 낮은 인수 가격을 적길 원했고 이 간격을 해소하지 못하고 파국으로 향하고 말했다.

이번 인수전에 정통한 관계자는 "보안을 최우선시 한 나머지 가격차를 좁히지 못한 채 두 총수의 직접 담판에 맡긴 것이 절충실패로 돌아간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GS와의 전격적인 컨소시엄 구성, 결별, 입찰무효로 이어지는 드라마틱한 과정에 대해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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