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이 안보이는 증시…"전망 무의미"

오승주 전필수 강미선 박성희 기자 2008.10.16 17:28
글자크기

일부 "1000도 장담 못해"…시장 신뢰회복 관건"

16일 코스피지수가 1200선 초반으로 내려앉자 증시 전문가들도 할 말을 잃었다. 반짝 반등 이후 안도할 틈조차 주지 않는 증시 앞에선 구체적인 지수 전망은 무의미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의 추가 대책 필요성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위기 극대화..시장 신뢰 무너져



최인호 하나UB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세계 각 정부가 제시한 구제금융책에 대한 의구심과 세계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선반영됐다"며 "구제 금융책으로 사태 해결 기미가 보이면 시장이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러지 못한 건 시장의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선진국 정부들의 구제대책이 신뢰를 얻지 못하면서 시장은 '패닉'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김 센터장은 "시장은 미국정부의 공신력을 믿지 못하고 있고 문제의 심각성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실제 공적자금이 투입돼 불안 상황이 진정되기 전까진 이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금융위기가 나타나는 양상이 과거와 다르다는 점도 증시 폭락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앞이 안보이는 증시…"전망 무의미"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반적으로 금융위기는 위기의 인지->신용경색->경기둔화의 3단계를 거치는데 이번에는 글로벌 차원에서 워낙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얽혀 있어 3가지 위기가 한꺼번에 닥쳐왔다"고 분석했다. 위기 자체가 복잡하고 심각하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이 무제한 달러 공급이라는 획기적인 대책이 나왔어도 쉽게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국내 증시가 급락하는 데는 일부 이머징마켓에 제기된 디폴트 우려도 무관치 않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문기훈 굿모닝신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을 잘 아는 해외투자자조차 '한국에 IMF 위기 상황이 오는 것 아니냐'고 묻고 있다"며 "일부 국제신용평가사가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신용 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도 그간의 우려를 확산시켰다"고 지적했다.

더 강력한 특단책 나와야 vs 이미 나온 것도 많다



김학주 센터장은 "공적자금 투입이 진행되는 연말까진 불안한 장이 이어질 것"이라며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또 한 번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과 일본, 중동의 국부펀드 투자와 같은 대형 호재가 나오긴 전까지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인호 본부장도 "지금은 시장 리스크를 회피할 수단이 없다"며 "신뢰가 완전히 바닥나기 전에 정부는 실효성있는 경제 부양책 등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종우 센터장은 "지금까지 많은 대책이 나왔기 때문에 추가 대책이 더 제시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부터는 시간 끌면서 치유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지수 전망, 의미없다"

앞으로 증시의 향방에 대해선 누구도 자신있게 명확한 답을 주지 못했다.

최 본부장은 "안도랠리가 생각보다 너무 금방 끝나서 당황스럽다"며 "시장 참여자들이 모두 패닉에 빠져 투매 양상을 보이고 있고 앞으로 시장 향방도 가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센터장도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하한선 1320인데 이게 무너졌기에 더 이상의 지수 전망은 의미가 없다"라며 "일부에서는 1000이 무너질 것이라고 보더라"고 전했다. 전저점인 1178선을 깨고 내려가는 것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러둘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현재 지수가 바닥에 근접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인식했다.

이 센터장은 "해결책은 시간밖에 없다"며 "투자 심리가 다시 실물 경제에 대한 우려로 번지면서 혼란이 가중돼 단기간 해결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