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수출로 '환차손' 고개 넘나

김창익 기자, 기성훈 기자 2008.10.1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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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화 설비 증설로 수출 급증... 환차손 상당 부분 상쇄 기대

'정유사, 수출로 고환율 파고 넘나.'

최근 원ㆍ달러 환율 급등으로 환차손에 허덕이는 정유사들이 수출 호조에 그나마 한숨을 돌리고 있다. 최근 수출 비중을 늘리면서 환차손의 상당 부분을 상쇄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9월 수출실적 집계가 끝나지 않았지만 정유사들의 올 3분기까지 수출 실적이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정유업계 1위 기업인 SK에너지의 경우 특히 9월까지의 수출액이 사상처음 1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에너지의 1~8월 수출액은 90억달러를 이미 넘어섰고, 최근 두 달간 수출 실적을 감안할 때 100억달러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SK에너지의 7ㆍ8월 석유제품 수출 물량은 각각 1130만배럴, 1261만배럴로 월별 최고 기록을 연달아 갈아치우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거의 두 배 늘어난 물량이다.

잠정집계 결과 3분기까지의 누적 수출물량은 8450만배럴로 이미 지난해 한해 전체의 수출 물량과 맞먹는 정도다.

GS칼텍스도 수출액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다.


GS칼텍스의 1~8월 수출액은 총 8조9500억원으로 지난해(11조200억원)의 80%를 이미 넘어섰고 2006년 한해 전체 수출액(9조5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의 수출이 올들어 눈에 띄게 증가한 이유는 고도화 설비 증설 때문이다.

SK에너지의 경우 지난 6월 상업가동을 시작한 3번째 고도화 설비에서 나오는 생산물량 6만배럴 전부를 수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하반기 들어 수출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GS칼텍스의 경우 지난해 10월 2기 고도화 설비의 상업생산에 들어가면서 수출 지역도 칠레, 브라질 등지로 다변화 되고 있다. 2기 고도화설비의 하루 생산량은 6만 배럴이다.

내수보다 수출 비중(60%)이 큰 S-오일의 경우 지난해와 비교해 수출 물량엔 큰 차이가 없다.

에쓰오일의 수출실적 물량은 올 8월까지 총 6504만3000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출실적인 6194만9000배럴에 비해 4.99%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른 업체들이 고도화 설비를 증설하면서 수출 물량이 크게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S-오일의 고도화 설비 비율은 이미 26%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수출액은 원유가 상승으로 지난해와 큰 차이가 났다. S-오일의 8월까지 누적수출액은 83억8004만9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47억1537만3000달러에 비해 77.72%나 뛰었다.

업계에선 이같은 수출 호조세가 최근 환율 폭등으로 인한 환차손의 상당 부분의 희석시켜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유사들의 최근 수출선 다변화와 고도화 설비 증설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수출 비중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라며 "원유를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정유사 입장에선 수출이 유가 상승과 환율 변동에 따른 손해를 상당부분 상쇄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지난 두달간 환율 급등에 따른 정유 업계 환차손이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0년 전만해도 10%대에 불과했던 SK에너지와 GS칼텍스의 수출 비중은 올해 53%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정유업계 수출 비중은 해마다 큰 폭으로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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