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금융→경기부양 관심이동 "침체 공포"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10.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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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가능성↑… FRB, 연말까지 1%로 인하 예상

경기침체 공포가 시장을 사로잡았다. 경제정책 방향도 구제금융에서 경기부양으로 무게를 옮기고 있다.

이미 시장은 구제금융 발효로 금융시장 안정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신 시장의 관심은 온통 침체된 실물경제로 향했다.

현재로선 침체 해법으로 제시될 것은 감세를 통한 소비 부양과 추가 금리인하 등이있다. 그러나 천문학적 구제금융 자금 집행으로 정부 자금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감세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이에 따라 결국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부양이 힘을 받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기준금리가 1%까지 내려갈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 침체 공포, 시장 사로잡았다

15일(현지시간) 글로벌 증시는 침체 공포에 사로잡혀 기록적인 폭락세를 나타냈다. 뉴욕증시의 S&P500지수는 전날보다 9.03%(90.17포인트) 폭락한 907.84로 장을 마쳐,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다우지수도 전날에 비해 733.08포인트(7.87%) 폭락한 8577.91을 기록, 이틀만에 다시 9000선 아래로 내려섰다. 나스닥지수도 8.47% 떨어졌다.



영국 FTSE100지수도 7.16%, 독일 DAX30지수는 6.49% 하락했다. 프랑스 CAC40지수도 6.82% 내렸다.

증시 변동성을 반영해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우는 VIX지수는 이날 하루에만 26% 급등했다. VIX지수는 전날보다 26% 급등한 69.25를 기록했다. VIX지수는 다우지수가 1000포인트(-8%~+2%)의 변동성을 보인 지난 10일 장중 한 때 70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 금융시장 안정 계기 불구 실물 경기침체 심각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마저 뉴욕경제클럽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금융시장이 안정된다 하더라도 경제가 조속히 회복되기란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주택 시장이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실물 경기침체의 근원지가 되고 있고, 개인소비 기업투자 고용 등 지표들이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버냉키의 이 같은 발언은 연준이 연초부터 견지해오던 경제는 괜찮을 것이란 낙관론을 접은 것이란 추론을 낫기 충분했다.

미국 경기를 진단해 FRB의 금리 결정 근거로 활용되는 베이지북도 미국의 경기둔화가 지역과 업종을 불문하고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FRB는 12개 연방은행 관할지역 전체에서 소비지출이 감소하고 생산활동이 둔화됐다고 지적했다. 베이지북은 특히 금융위기에도 경제활동을 지탱해온 비금융부문에서도 경기둔화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미국 9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1.2% 감소,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소매 판매가 분기 기준으로 감소한 것은 1992년 이후 처음이다.

구제 금융이 금융권을 살릴 순 있지만 주택 가격 하락이나 기업 실적 악화 등 실물 경제의 추락을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실물 경제 부양을 위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 침체 금리 인하 불가피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3~8일 경제전문가 5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 경제는 올 3분기에 0.2%, 4분기에는 0.8%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경제가 이미 침체에 들어섰을 가능성은 90%로 9월 조사 때의 51%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또 미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은 3분기에 0.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설문 조사 결과에서도 미국 경제가 올 3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GDP 성장세가 3분기 연속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은 이번이 처음이다.

향후 12개월에 대한 경기침체 가능성은 지난달 60%에서 89%로 크게 상승했다. 고용시장도 악화돼 앞으로 12개월동안 7만4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경기부양책이 무엇보다 시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지북이 경기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함에 따라 이달 28~29일 열리는 FOMC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도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FRB가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1%까지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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