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실물경제 추락… 금리인하 압력↑

뉴욕=김준형특파원·김유림기자 기자 2008.10.16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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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소매·제조 지표↓ '침체 상기' 다우 9000 하회

미국의 소비가 곤두박질치고 경기둔화가 지역과 업종에 관계없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정을 찾는 듯 하던 미 증시도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다시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조속히 추가 금리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압력도 높아지고 있다.

◇ 글로벌 금융위기, 소비심리 급격 위축..제조업 타격



최근 발표되고 있는 경기관련 지표들은 월가의 금융위기가 급속히 실물경제로 전이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15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매판매는 전달에 비해 1.2% 감소해 석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소매 판매가 분기 기준으로 뒷걸음질친것은 집계를 시작한 92년 이후 처음이다. 감소율도 2005년 8월 이후 3년만에 최대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 역시 전달 보다 0.6% 줄어 예상치 0.2% 감소를 큰폭 웃돌았다.



지난달 15일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을 계기로 금융위기가 급속히 전세계 시장으로 확산되면서 증시 폭락과 신용경색이 심화, 소비심리가 급속히 위축된 탓으로 분석된다.
소비규모를 줄이기 위해 투자자들이 연말 할인 시즌때까지 소비를 늦추고 있는 것도 소매 판매를 더욱 감소시켰다는 분석이다.

미 정부의 세금 환급 등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기업들의 재고는 증가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8월 기업재고는 전달 대비 0.3% 늘었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5% 증가와 전달치 1.1% 증가에 비해 낮은 결과다.

뉴욕주의 제조업활동을 나타내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도 마이너스 24.6을 기록해 예상치인 마이너스 10보다 크게 악화됐다. 전달치인 마이너스 7.4에 비해서도 큰폭 하락했다.


◇ 연준 베이지북, 지역·업종 불문 경기둔화 인정

미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마저 회복기미는 커녕 갈수록 급격히 위축됨에 따라 경기관련 지표가운데 유일하게 양호한 수치를 유지해온 GDP마저 역성장 영역에 들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밀러타박의 채권시장 분석가 토니 크레센지는 3분기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 내년 1분기까지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초까지만 해도 연말이면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설것으로 전망했던 연준도 이제는 낙관론을 접었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베이지북을 통해 지난달말 현재 12개 연방은행 관할지역 전체에서 소비지출이 감소됐으며 생산활동 역시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베이지북은 특히 금융경색에도 불구, 미 경제활동을 지탱해온 비금융부문에서도 경기둔화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중순 이후 급격히 심화된 금융위기로 인해 은행들이 대출기준을 강화하면서 신용시장이 얼어붙었다고 덧붙였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어느정도 완화됐지만 고용사정은 더욱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유일하게 농업부문만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베이지북은 분석했다.

◇ 에너지값 급락, 인플레이션 압력은 완화

베이지북의 이같은 분석으로 인해 연준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월가는 분석하고 있다.

베이지북은 연준이 금리결정을 위한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2주 앞두고 발표하는 지역경제활동 보고서로 금리결정의 주요근거가 된다.

경기둔화와 이로 인한 소비감소로 인플레이션 압력은 눈에 띄게 줄어든 상태여서 연준의 운신의 폭은 확보된 상태이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두달째 하락세를 기록했다.
유가 하락이 주요 원인이 됐다.
변동성이 심한 식품류와 에너지를 제외한 9월 핵심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달 대비 0.4% 상승했고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4% 올랐다. 그러나 H&R블록파이낸셜의 러셀 프라이스는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PPI 상승률이 더 꺾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과 소비 심리 악화 등으로 기업들이 상품 가격을 쉽게 올리기 어려운 만큼 인플레 압력이 잡히고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여지도 많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이날 미 증시에서 오후 2시50분 현재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430포인트(4.7%) 이상 급락한 8873.64를 기록, 다시 9000선 아래로 내려갔다.
나스닥과 S&P500 지수 역시 5% 안팎의 큰 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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