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구제금융 본격화, 우크라이나도 지원요청

김경환 기자 2008.10.15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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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헝가리에 이어 우크라이나가 국제통화기금(IMF)에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지며 국가부도 위기에 놓인 이머징 마켓을 대상으로한 IMF의 구제 활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IMF가 유럽 국가에 대한 지원에 나선 것은 1976년 영국이후 처음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되돌리기 위해 IMF에 `체계적 지원'과 `능동적 협력'을 요청했으며, 조만간 IMF 대표단이 우크라이나 정부와 자금 지원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올렉산드르 투르치노브 우크라이나 제1 부총리는 키에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IMF 대표단과 수일내 만나 자금지원과 관련된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국가 부도 위험을 반영하는 크레딧디폴트스왑(CDS)이 치솟으며 유럽 이머징 국가 가운데 최악의 신용도를 보였다.

투르치노프 부총리는 "IMF가 재무부와 논의를 시작했으며, 율리아 티모센코 총리와 조만간 만나 금융시장 안정 대책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IMF는 전날 성명을 통해 "지난 며칠간 헝가리 정부와 현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를 협의했다"며 "필요할 경우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헝가리 통화인 포린트의 가치는 대규모 외자 이탈 등으로 최근 2년여 사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로써 현재 아이슬란드 등 3개 국가가 IMF와 지원 문제를 협의중이다.



한편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로 IMF 역할론이 부각되며 그 근간을 이루던 `브레튼 우즈 체제`도 재조명 받고 있다. 15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세계 금융시스템내 '브레튼우즈' 원칙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전날 뉴욕이코노믹클럽에서 가진 연설에서 "아마도 지금 우리가 필요한 것은 초기 브레튼우즈의 규제 원칙일 것"이라며 "금융시장은 새로운 질서를 필요로하며 미시경제, 통화, 시장에 대한 각각의 규제 원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브라운 고든 영국 총리는 이번 위기를 계기로 1944년 이후 `달러 중심의 고정환율제'와 IMF 설립을 이끌며 세계 금융시스템을 지배해온 브레튼우즈 체제를 대신할 새로운 금융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트리셰 총재는 "우리가 원칙을 세우지 않는다면 시장경제의 기능, 금융시장의 기능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최근의 이례적인 위기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책임이 더 막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금융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중 일부가 `브레튼우즈 협정 파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협정 파기'란 1971년 미국이 `달러를 금으로 교환해주는' 태환제를 거부하면서 브레튼우즈 체제에 금이 가고 달러 중심의 `고정환율제'에서 각국 통화간 `변동환율제'로 바뀐 것을 말한다.
트리셰 총재는 "브레튼우즈 체제의 붕괴는 규제원칙에 대한 거부로 받아들여졌다"며 환율 변동을 최소화하고 국제금융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던 초기 브레튼우즈 체제의 원칙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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