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륭전자 "협상은 끝났다…법적투쟁할 것"

장웅조 기자 2008.10.1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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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침묵 깨고 결렬선언…대노조 강력대응

침묵하던 기륭전자 (0원 %)경영진이 마침내 협상결렬과 법적투쟁을 공식 선언했다. 기륭전자는 최근 공장매각을 완료하고 회사를 이전하려고 하지만, 노측에서는 이를 물리적으로 저지하고 있어 강한 무력충돌도 우려된다.

기륭전자는 15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12일의 '끝장 협상'마저도 노조 측에서 결렬시켰다"며 "더 이상 협상은 없다. 끝없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기륭전자는 또 매출 90%이상을 의지하고 있는 미국 시리우스사에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는 노측 관계자들을 형사고발하고 MBC 등의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했다.

◇노측이 협상안 '모두거부'…불매운동자 형사고발



기륭전자 "협상은 끝났다…법적투쟁할 것"


배영훈 기륭전자 대표(사진)는 "올해 3월 취임한 뒤 사태 해결의 의지와 진정성을 갖고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섰지만, 노조가 합리적 이유 없이 합의 거부를 일삼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배 대표는 지난 12일 획기적으로 '전향적'인 최종협상안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끝까지 거부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농성중인 10인을 위해 하도급 회사를 새로 만들고 전환사채(CB)를 발행한 뒤, 이들을 모두 고용해 일하게 하는 것. 2년 뒤 회사를 평가해서 실적이 좋을 경우는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회사를 자회사로 만들어 10명을 정규직화하겠다는 방안이었다.

배 대표는 "회사가 실적을 평가하면 의심할까봐 노동부에 그 평가를 맡기기로까지 약속했고, 10명의 3년 임금에 해당하는 3억원을 '노사화합발전기금' 명목으로 금속노조에 주겠다고도 제안했다"며 "그러나 노측은 이를 모두 거부했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전문 노동운동가들이 기륭전자에 침투한 것이 사태의 본질이며, 이들의 시위 목적은 고용이 아니고 사회 혼란"이라며 노측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김소연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조 위원장은 이적단체로 규정된 '진보와 통일로 가는 서울 노동자회'의 조직부장으로 활동한 바 있으며, 부도가 난 갑을전자라는 기업으로부터 노동쟁의를 통해 6억원을 받은 전례가 있다는 것.

배 대표는 또 "해외 고객사에게 메일을 보내 우리에게 일감을 주지 말라고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한 사람도 빠짐없이 이메일 아이디를 추적해 고소·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노측은 오는 15일 미국 원정 시위에 나설 예정이다.



회사측은 이날 오전 80여명의 회사원과 용역업체 직원들을 동원, 노조원들이 회사 정문 앞에 세웠던 천막이나 구조물들을 모두 철거했다. 배 사장은 "그들이 다시 세운다 하더라도 우리는 또 치울 것"이라며 "공권력이 정당한 기업 활동을 도와주지 않는다면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이끌만한 사건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PD수첩 인터뷰는 '허위'

기륭전자 경영진은 MBC 에 보도된, "회사가 가혹한 노동환경을 조성했다"는 노측 주장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배 대표는 "자기 아이가 횡단보도에서 휙 날라갔다고 전화왔는데 가지 못하게 하는 회사가 어디 있으며, 보내놓고 해고하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보도 내용이 허위라고 강조했다.

배 대표는 "PD수첩에서 '해고를 당할까봐 말도 하지 않고 병원에 가지도 않은, 하혈을 펑펑해서 청바지가 다 젖었는데 옷을 갈아입고 잔업까지 하고 집에 갔다'는 그 직원이 누구인지 밝히라"고 반문한 뒤 "TV에서 시아버지 제사에 못 갔다고 말한 방 모씨와 최 모씨 두 사람은 노조가 결성되기도 전에 3개월간 일했던 사람으로서 노조원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노측 "확실한 정규직 복직"요구



한편 기륭노조를 대리해 교섭에 참여했던 금속노조연맹의 김현미 서울지부장은 "경영진이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김 지부장은 "협상을 결렬케 한 핵심 쟁점은 기륭전자에 남겠다는 조합원 22명 전원에 대한 확실한 정규직 복직 여부"라며 "회사가 이들 중 직접 농성을 하고 있는 10명만을 받겠다고 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도급 회사를 2년 뒤에 자회사로 전환한다 하지만 믿을 수 없다"며 "즉시 자회사를 만들어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확실한 고용보장이 되며, 노조를 상식적으로만 대하면 노동쟁의도 없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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