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교전 전사자 개죽음' 발언 강의석 "상관없다"

머니투데이 김정주 인턴기자 2008.10.1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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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교전 전사자 개죽음' 발언 강의석 "상관없다"


'서해교전 전사자 개죽음' 발언으로 파장을 일으킨 강의석씨(22. 서울대 법대 휴학)가 유가족들의 강경 대응 방침에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씨는 15일 머니투데이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법치국가에서 법적 대응을 하는 것은 자유"라며 "유가족들이 소송을 하더라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그는 "죽은 자는 말을 못하고 산 자들끼리 떠드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내게 이 같은 질문을 해서 대답한 것 뿐"이라고 글을 쓴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일전에 '서해교전 전사자들은 개죽음을 당한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었는데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렇다'는 대답뿐이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굉장히 불편하고 기분 나쁘게 받아들여질 지도 모르지만 그게 사실"이라며 "내가 그 분들께 모욕을 했다는 것 이전에 개죽음을 당한 것은 분명히 맞다"고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강씨는 "전사자들이 좋은 일을 하다가 죽은 것도 아니고 남한 군사이기 때문에 그 분들을 보호해 줘야 한다는 것은 오히려 전쟁을 정당화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강씨는 지난 13일 미니홈피 게시판에 '서해교전 전사자는 개죽음을 당했는가'란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서해교전 전사자의 유가족 모임인 '제 2 연평해전 전사자 추모본부'는 15일 성명서를 내고 강씨에게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글을 읽은 네티즌들도 강씨의 미니홈피를 방문해 "희생자들의 넋을 모욕했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강씨는 이 같은 비난에 대해 "나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은 충분히 악플을 달 수도 있고 비판할 수 있다"며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악플을 다는 것도 시간이 걸리는 일인데 한 번 더 고민을 하고 글을 남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니홈피에 연락처를 공개해서 항의전화도 많이 받지만 나는 열린 사람이기 때문에 얻는 게 더 많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알몸시위 등 그동안 해왔던 퍼포먼스들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냐는 지적에 "군대 폐지라는 목표를 이루는 과정의 일부분"이라며 "내가 틀린 선택을 할 수 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여러 비난의 목소리가 높지만 넘어야 할 벽이라고 본다"며 "강의석이라는 개인을 나쁘게 매도하고 안 좋게 매도하는 분위기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1일 했던 '군대 폐지를 위한 알몸 시위'와 관련한 비난 여론에도 억울함을 토로했다. 강씨는 "나를 방송에서 성기를 노출했던 그룹 카우치와 비교하면서 노출증에 걸렸다고 꼬집는 사람이 많은데 나는 알몸을 통해 완전 비무장을 표현하고 싶었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2001년 한 미술교사가 자신의 부인과 찍은 알몸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을 때 진보진영은 표현의 자유라며 예술이라고 말했는데 내가 했던 알몸 퍼포먼스는 비난을 하고 있다"며 "자기 입맛에 맞지 않으면 매도하는 사회 분위기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미디어를 이용한다는 시선에 대해 "현대 사회에서 미디어를 이용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표현하는 것이 뭐가 잘못 됐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내가 언론 노출증에 걸렸고 티브이에 나오려고 학교 이름을 팔아먹는다는 얘기를 들으면 정말 불쾌하지만 군대에 대한 토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앞으로도 언론을 잘 이용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끊임없는 비난 여론에 앞으로 활동을 지속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밝히기도 했다. 강씨는 "군대 폐지 운동이 나를 위한다기 보다는 남을 위하는 일인데 괜히 적을 많이 만드는 게 아닌지 고민이 많다"며 "응원해주는 사람도 있지만 공감하지도 않고 잘 이해하지도 않는 사람들을 상대로 활동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아직까지는 하고 싶고 해야 한다는 생각이 크기 때문에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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