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경기침체, 쉽게 끝나지 않는다"

뉴욕=여한구 기자 2008.10.15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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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비관론 일색, 한국도 어려울 것

미국발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기류가 월가에 퍼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 등 월가의 주요 인사들을 월가 호텔에서 잇따라 면담을 가졌다.

이날 릴레이 면담에서 강 장관이 직접 확인한 기류는 경기침체가 내년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지고, 그 이후에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배석자에 따르면 로치 회장은 "기본적으로 버블이 아직 꺼지지 않아 경기후퇴가 3년에서 5년 정도까지 굉장히 오래갈 것"이라며 "상품을 팔아 사는 나라들이 특히 어려워지는데, 한국은 미국 수요가 줄어들면서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로치 회장은 "위기를 종국에는 재정정책으로 풀 수밖에 없는데 한국도 유연한 재정정책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발 경기침체, 쉽게 끝나지 않는다"


그는 또 "미국과 유럽에서 은행을 국유화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자국 기업과 가계에 대출을 더 많이 하고 외국은행에는 대출을 자제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로버트 루빈 씨티그룹 이사도 "최근의 경기침체가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이고, 신용경색도 한동안 나아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 장관이 만난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도 이구동성으로 "금융권은 정부개입과 보증을 늘려도 불안정이 계속되고, 신용경색도 오래 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 같은 일관적인 장기 경기침체 분석에 대해 강 장관도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이날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난 미쉘 제이 라니에리 국제금융센터 미국 소장은 "미국경제를 안정화시키고 자신감을 회복하기까지에는 먼 길을 가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자본을 은행들에게 긴급 투입하는 것은 물론 은행간 거래에 대해서도 지급보증을 하는 조치가 필수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크리스티안 브랙먼 홍보담당은 "앞으로 몇 주 정도는 혼란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미국 대선 결과도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점을 찍은 것으로 판단은 되는데, 정상화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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