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악은 아직 멀었다"…소매 위기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8.10.15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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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가전·가구·외식업체 파산 가능성 커

- 4Q 크리스마스 시즌 매출 줄면 타격 클 것
- 백화점 가구 가전 등 파산 가능성 높아
- "내년은 더 힘들어진다"

↑크리스마스 시즌의 뉴욕 메이시스 백화점. 11~12월은 미국 상점 연간 이익의 50%를 차지한다.↑크리스마스 시즌의 뉴욕 메이시스 백화점. 11~12월은 미국 상점 연간 이익의 50%를 차지한다.


각국이 구제금융에 적극 나서면서 금융위기가 한풀 가라앉을지 주목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악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4분기와 내년에는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소비 둔화에 따른 소매시장의 침체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간) CNN머니에 따르면 컨설팅 업체인 다비도위츠(Davidowitz & Associate)사의 하워드 다비도위츠 회장은 "최악은 아지 오지 않았다(The worst is yet to come)"고 말했다.

또 다른 컨설팅업체인 그랜트 손튼의 마티 코팩츠 대표도 "시련을 견딜 만한 소매업체는 점점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신용경색으로 미국 소매업체들은 이미 충분히 고통받고 있다. 고유가와 주택가격 하락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았기 때문.

톰슨파이낸셜에 따르면 지난달 1년 이상 영업을 한 상점의 매출은 전년대비 0.8% 늘어났을 뿐이다. 전문가 예상치인 1.5%에 크게 못미쳤다. 보통 소매 판매가 3% 정도 증가세를 보여야 미국 소비시장이 건강하다고 말할 수 있다.

CNN머니는 "소비자 지출이 국가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기 때문에 이같은 결과는 경제에 나쁜 신호"라고 전했다.


코팩츠 대표는 "앞으로 수주에서 수개월간 소비자들의 소비능력은 계속 떨어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소매업체들이 사업을 운영할 능력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 소매상 가운데 10~15%가 내년까지 문을 닫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 4분기 전망도 좋지 않다. 투자회사인 그루보레비앤코의 창업자 클레어 그루보 대표는 "특히 대목인 크리스마스 시즌에 매출이 급감한다면 소매 판매는 4분기에 더 침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는 11~12월 동안의 이익은 미국 상점 연간 이익의 50%를 차지한다.

업종 가운데선 보석 가전제품 가구 레스토랑 등이 특히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다비도위츠 회장은 "백화점 가구점 등이 파산이나 폐업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할인점인 월마트 타깃 코스트코 등과 약국체인점인 CVS, 월그린은 사업 성과가 괜찮을 것"이라며 "사실 이들 업체는 오히려 소비자들의 비용절감에 따른 수혜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팩츠 대표는 "홈디포나 로위스와 같은 의류판매업체 수퍼마켓 체인, 주거개선용품점 등은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소매업체가 하나둘 쓰러진다면 실업자가 늘고 소비가 더욱 둔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루보 대표는 "소매업체의 파산이 이어진다면 실업자도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또다시 전체 실물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내년은 매우 험악해질 것(It's going to be very ugly in 2009)"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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