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집게 부담감? 삼성硏, 경제전망 발표 연기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8.10.1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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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발표일정 돌연 연기… 최근 유가·환율 예측 잇따라 적중 '줌고'

"족집게라구요? 부담스러워요"

최근 유가와 환율 전망이 적중해 관심을 끌었던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년도 경제전망을 쉽사리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이하 삼성연)는 14일 오전 내년도 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연기했다.



연구소 측은 내부 연구원들 사이에 경제전망과 관련한 논의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경제 전망 보고서 내용을 확정하기 위한 회의가 오전부터 계속되고 있어 이날 발표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민간연구소인 삼성연은 통상 다른 경제연구소에 비해 빨리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해 왔다. 지난해에는 9월 중순에 2008년 경제전망을 내놨었다. 하지만 올해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경제 전망 발표 시기가 늦어졌다.



삼성연의 경제 전망 발표가 늦어지는 것은 최근 유가와 환율 전망이 적중한데 따른 부담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연은 지난 4월 국제 유가가 150달러를 위협하며 고공행진을 벌이던 당시 내년도 유가 전망을 '60~70달러'로 예측해 관심을 모은바 있다. 당시에는 무리한 예측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최근 유가는 삼성경제연구소의 예측과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어 '적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연은 또 환율이 1500원에 육박하던 지난 9일 '최근 외환시장 동향 및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주요 7개국의 교역가중치와 물가 등을 고려한 적정 원·달러 환율은 1002원 내외"라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환율은 이후 하락하기 시작했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11일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적정 환율은 그 정도 수준(삼성연이 지적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유가와 환율 전망이 적중했다는 이야기들이 나오면서 연구원들이 다소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구현 삼성연 소장은 최근 열린 삼성 사장단협의회에서 내년도 평균 원달러 환율을 1040원, 100엔당 원화 환율은 967원, 원 유로 환율은 1400원, 금리는 회사채 3년 만기 기준으로 6.8%, 국제유가는 두바이 기준으로 배럴당 93달러를 제시한 바 있다. 정 소장이 제시한 수치는 경영계획 수립에 참고토록 한 잠정 전망이며 삼성연의 공식 경제전망은 이날 발표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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