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뒤 기회' 평범한 진리를 잊지말라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2008.10.2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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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청계광장

신용부도스왑(CDS : credit default swap)은 채권에 대한 원금보증계약을 금융상품화시켜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파생상품이다. 채권 발행주체별로 보통 3~5년 만기로 거래되며 일정한 프리미엄을 지급하면 신용도 높은 제3의 기관으로부터 해당 채권의 원금 보장을 받을 수가 있다.

예를 들어 투자자 A가 B기업이 발행한 B채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자. 만일 A가 제3자인 C와 신용부도스왑을 체결할 경우 만기 내에 B의 파산을 포함하여 B에게 소위 신용사건(credit event)이 발생하면 A는 이 채권을 C에게 넘기고 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때 A를 보장매입자(protection buyer) C를 보장매도자(protection seller)라 한다.



발행주체별로 모두 다른 프리미엄이 적용되므로 이 거래는 신용등급보다 훨씬 세분화된 숫자를 통해 채권발행주체의 신용도를 거의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신용등급이 같은 기업이라도 CDS프리미엄이 한쪽은 70bp(0.7%)이고 다른 쪽은 80bp(0.8%)라면 CDS프리미엄이 80bp인 쪽을 시장에서 더 위험하게 여기고 있다는 진단이 가능한 것이다.

북핵 위험 당시 200bp를 조금 넘었던 CDS프리미엄이 최근 300bp를 넘어섰다. 지난 8월 말에 116bp였던 것을 감안하면 무려 3배가 뛴 것이다. 더욱 아쉬운 것은 말레이시아의 경우 정부발행채권의 CDS프리미엄이 200bp 정도이므로 우리나라가 말레이시아보다도 낮은 신용도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외평채의 경우 발행 잔고가 많아서 이러한 채권에 대한 원금보장수요가 많기 때문에 프리미엄이 높다는 설명도 가능하지만 이로 인해서 우리 기업들의 해외자금조달이 힘들어지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무차별 적으로 전 세계에 영향을 주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보다 사정이 낫지도 않은 국가에 비해 프리미엄이 낮은 것은 아마 우리 경제가 올해 경상수지 적자가 예상되고 있고 이로 인해 한국경제 내에 달러가 부족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일 것이다. 다행히 외환보유액이 2400억 달러에 달한다는 사실이 위안이 되기는 하지만 아직도 수그러들지 않는 위기의 가능성이 상황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가 겹치면서 최근 환율도 매우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10월10일의 경우는 환율의 변동이 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전 9시 달러당 1395원으로 출발한 환율은 9시6분에 당일 고가인 1460원까지 치솟았고 다시 떨어진 후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오후 1시46분경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2시51분에 당일 저가인 1225원까지 하락한 후 3시에 1309원으로 거래가 마감되었다. 하루 변동폭이 10원 이내였던 평소의 모습을 감안하면 이날의 모습은 가히 충격 그 자체였던 셈이다. 고가와 저가의 차이가 무려 235원에 달할 정도였으니 주가는 저리가라 할 정도의 모습을 보여준 셈이다.


불안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모습 속에 위기의 가능성이 보이고 달러를 발행하는 미국경제의 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모습이 한국시장에 대한 극도의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러나 한발 떨어져서 보면 이러한 불안한 상황은 자산에 대한 저가매수의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투자자 스스로의 판단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말레이시아보다도 높은 CDS 프리미엄이나 하루에 235원의 변동폭을 보이는 환율은 상당 부분 비정상적인 측면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를 거꾸로 보면 이러한 흐름이 정상화 될 경우 상당 부분 좋은 기회가 올수도 있다는 것도 지적이 가능하다. 당장은 아닐지라도 좋은 기회를 기다리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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