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사상최대 폭등, "파국 없다" 안도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10.14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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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마감]유럽 2.3조달러 '동시다발'투입..금융주 등 폭등

폭락의 골이 유례없이 깊었던 만큼 반등도 '사상 최대'였다.

8일만에 마침내 상승세로 돌아선 다우지수가 단숨에 930포인트 폭등, 9300선을 회복했다. 상승폭으로는 무려 11%가 넘었다. 나스닥과 S&P500 역시 11% 이상 일제히 폭등하며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미국과 유럽 각국 정부당국이 무제한의 자금을 금융시장에 투입하고 금융권 대형파산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쏟아부었다. 세계 금융시장 붕괴사태는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안도감이 투자자들의 발길을 주식시장으로 돌려세웠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936.42포인트(11.08%) 폭등한 9387.61로 마감했다. 이날 하루 상승폭은 이른바 '닷컴 버블' 당시의 하루 상승기록 499.19나 지난달 30일 503.45포인트 반등폭을 훨씬 웃도는 것이다.

다우지수는 앞서 최근 8거래일간 2400포인트 가까이 사상 유례없는 폭락을 겪었다.



나스닥 지수는 194.74포인트(11.81%) 올라선 1844.25, S&P500 지수 역시 104.13포인트(11.58%) 껑충 뛰면서 단숨에 1000을 회복, 1003.35로 장을 마쳤다.

모간스탠리 주가가 하루동안 90% 폭등하는 등 금융주에 '사자'주문이 폭발적으로 몰렸다. 신용위기로 인한 경기침체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주가가 폭락한 주요 제조업종 역시 무차별적으로 상승했다.

다우지수 구성 30개 종목가운데 제너럴 일렉트릭 만이 2.3% 하락했으며 S&P500 10개 업종 지수 역시 예외없이 강세를 보였다. 에너지와 통신관련주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콜럼부스 데이로 인해 많은 금융회사와 기업들이 문을 닫은 탓에 거래 규모가 적었던 탓에 소량 거래로도 주가움직임이 증폭되는 상승효과도 작용했다.

◇ 금융-기술주, 강세..IT 관련주 '상향' 잇따라



금융시장 신뢰회복에 대한 기대로 전세계 금융주가 일제 강세를 보였다.
씨티11.62%, 골드만 삭스 25%, AIG 10.3% 등 10% 이상 상승한 종목들이 수두룩했다.

그중에서도 최대 하이라이트는 이날 하루 87% 폭등, 18.1달러로 올라선 모간스탠리였다.
모간스탠리는 미쓰비시 UFJ와의 90억달러 지분매각 계획을 마무리 지으면서 폭발적으로 반등했다.

통신회사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이 노사협상을 성사시키고, 모간스탠리의 투자의견상향이 이어지면서 25.7% 폭등, 통신 관련주의 급등세를 주도했다.
스프린트 17.9%, 알카텔 루슨트 20.6%, 모토롤라 19% 등 통신회사 및 통신 장비 관련주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주가가 폭락했던 애플 역시 스탠포드 번스타인이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하면서 14.1% 폭등, IT관련주 강세에 기여했다.
JMP 증권이 '시장우위'로 상향한 시스코 역시 11.8% 급등하는 등 낙폭이 컸던 IT관련주에 대한 긍정적 분석이 이어졌다.

이로 인해 기술주들이 집중된 나스닥 지수의 상승폭이 3대 지수 가운데 가장 컸다.

지난주말 70달러대까지 내려간 국제유가가 80달러선을 회복하면서 엑슨모빌이 17.2%, 셰브론이 20.9% 폭등하는 등 에너지 관련주 주가도 폭등, 지수상승에 일조했다.



◇ 유로존 2.3조 달러, 동시다발 투입..미국도 7천억불 집행 구체화

영국은 이날 은행권에 370억파운드(64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직접 투입하기로 했고 독일이 5000억유로, 프랑스가 3600억유로, 스페인이 1000억유로 등 3개국이 9600억유로(1조3000억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안을 내놨다.
이밖에 네달란드도 은행간 대출 보증에 2000억유로를 지원하기로 하는 등 유럽 각국이 앞다퉈 시장 안정책을 발표, 주말이후 발표된 유럽 국가들의 유동성 투입 규모만 무려 2.3조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날 유로존 15개국 정상들이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회의를 개최, 은행간 대출에 대한 보증을 실시하고, 정부가 은행들의 지분을 인수하는 등의 금융시장 안정책을 실시하기로 합의한 직후 이뤄진 것이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 역시 이날 오후 주요 금융회사 최고경영자 회의를 소집, 금융권 부실자산 매입 및 주식 직접 매입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등 세계 주요 선진국가들의 금융시장 신뢰회복을 위한 조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 유가 반등, '달러 기근' 진정세

세계 각국의 공격적이고 동시다발적인 금융시장 안정책 영향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80달러선을 회복했다. 금융시장 붕괴와 이로 인한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되면서 원유 수요 감소 속도가 완만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유가를 반등시켰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3.49달러(4.5 %) 오른 81.19달러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배럴당 82.52달러까지 치솟았다.

세계 경기 급락에 따른 수요감소 우려로 WTI는 지난한주 17% 폭락하며 주말 배럴당 77.70달러까지 떨어졌다.

라이언 오일&가스 파트너스의 닐 라이언 대표는 "비록 부분적이나마 금융시장이 드디어 진정되기 시작했다는 소식은 에너지 가격을 밀어올릴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수급이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인만큼 지금보다는 유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골드만삭스는 4분기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 전망치를 종전의 배럴당 110달러에서 75달러로 하향했다. 연말까지 70달러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내년 평균 전망치를 배럴당 123달러에서 86달러로, 내년 말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125달러에서 107달러로 각각 하향했다. .
골드만삭스는 앞서 유가 200달러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해 당초 12월로 예정됐던 장관회의를 다음달로 앞당기고 감산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로존 금융위기가 심화되면서 달러대비 폭락세를 걸어온 유로화 가치가 급반등했다. 유럽 국가들이 일제히 금융시장 안정책을 내놓으면서 유럽 금융위기가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다.



13일(현지시간) 오후 4시8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1.80센트(1.33%) 상승(달러가치 하락)한 1.3588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파운드 환율도 1.88% 급등했다.

골드만 삭스의 이코노미스 토마스 스톨퍼는 "유럽국가들의 조치는 해외시장에서 달러 조달 압력을 경감시킴으로써 달러강세 요인을 줄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달러 환율은 1.10엔(1.09%) 폭등(엔화가치 하락)한 101.78에 거래됐다.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10% 이상 폭등, 엔 캐리트레이딩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 채권값 하락, 부도 위험 '안전선호' 퇴조

13일 오전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에서 12월물 10년만기 미 국채 선물 수익률은 12bp(0.12%) 상승(국채 가격 하락)한 4.44%선에서 거래됐다. 이는 지난 7월25일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영국은행연합회(BBA)에 따르면 이날 3개월물 달러 리보 금리는 4.75%로 전거래일 대비 0.07%p 하락했다. 지난 주말 4.82%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반락한 것.



유럽 지역 25개 은행과 보험사들의 신용부도 스왑 가산금리를 수치화한 마킷 아이트랙스(Markit iTraxx) 금융지수는 11bp 떨어진 98bp선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3주일간 가장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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