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시장 해빙 무드..'동시다발'대책 효과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10.14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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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증시 일제 폭등, 부도공포 희석, '달러가뭄'해소기대

미국과 유럽의 주요 국가들이 잇따라 천문학적인 자금을 시장에 쏟아붓고 금융회사들의 도산을 막기 위한 조치들을 내놓으면서 꽁꽁 얼어붙었던 금융시장이 해빙무드를 보이고 있다.

◇ 채권값 하락, 부도 위험 '안전선호' 퇴조



13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에서 12월물 10년만기 미 국채 선물 수익률은 12bp(0.12%) 상승(국채 가격 하락)한 4.44%선에서 거래됐다. 이는 지난 7월25일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국채 가격이 하락한 것은 세계 금융시장 붕괴 위기가 줄어들면서 '안전자산'선호 현상이 희석, 투자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콜럼부스 데이 휴일로 인해 채권 현물가격은 형성되지 않았다.



G7, G20의 연이은 회담결과 각국 정부가 은행에 대한 구제금융을 확대하고 유동성공급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대책이 쏟아지면서, 지난 주말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던 3개월물 달러 리보 금리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금융권의 달러 자금 조달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영국은행연합회(BBA)에 따르면 이날 3개월물 달러 리보 금리는 4.75%로 전거래일 대비 0.07%p 하락했다. 지난 주말 4.82%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반락한 것.

유럽 지역 25개 은행과 보험사들의 신용부도 스왑 가산금리를 수치화한 마킷 아이트랙스(Markit iTraxx) 금융지수는 11bp 떨어진 98bp선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3주일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아시아시장을 선두로 세계 증시도 일제히 반등했다. MSCI 월드인덱스는 이날 아시아시장과 유럽증시 급등 영향으로 6.1% 폭등했다.

◇ 증시 일제 '사상 최대' 폭등



주식시장의 반전은 더욱 극적이다.

오후 2시30분 현재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500포인트(5.9%) 이상 오른 8950 선을 기록하고 있다. 다우지수는 이날 사상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며 장 중반 900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S&P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6% 폭등세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끝난 유럽 증시에서 유럽 Stoxx 600지수는 9.86% 올라 사상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지난 주말 대비 324.84포인트(8.26%) 오른 4256.90으로 장을 마쳤다. 프랑스 CAC40지수는 11.18% 오른 3531.50을, 독일 DAX30지수는 11.40% 상승한 5062.45를 기록했다.



지난주 1998년 1월 이후 최대 하락폭인 16% 급락했던 홍콩 항셍지수는 이날 10.24% 급등한 1만6312.16으로 마감했다. 중국펀드의 최대 투자처인 홍콩H지수는 13.28%나 급등하며 8083.43을 기록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65% 오른 2073.57을 기록했고 대만 가권지수는 2.15% 하락해 5020.44로 장을 마치는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폭등했다.

◇ 세계 각국, 동시다발 시장 안정책 '약발'

이날 영국이 은행권에 370억파운드(64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직접 투입하기로 했고 독일이 5000억유로, 프랑스가 3600억유로, 스페인이 1000억유로 등 3개국이 9600억유로(1조3000억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안을 내놨다.
이밖에 네달란드도 은행간 대출 보증에 2000억유로를 지원하기로 하는 등 유럽 각국이 앞다퉈 시장 안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전날 유로존 15개국 정상들이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회의를 개최, 은행간 대출에 대한 보증을 실시하고, 정부가 은행들의 지분을 인수하는 등의 금융시장 안정책을 실시하기로 합의한 직후 이뤄진 것이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 역시 이날 오후 주요 금융회사 최고경영자 회의를 소집, 금융권 부실자산 매입 및 주식 직접 매입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등 세계 주요 선진국가들의 금융시장 신뢰회복을 위한 조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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