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분리 완화 '기대반 우려반'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임동욱 기자, 이새누리 기자 2008.10.13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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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 반응, 시너지 기대..금융위기 상황 부담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한도 확대를 골자로 한 정부의 금산분리 완화조치에 금융권은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금융과 산업자본의 교류를 통한 시너지 확대 측면에서 고무적이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현재와 같은 금융위기 국면에서 성급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현재 시장상황이 나쁘다고 해서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못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며 "규제를 완화했다고 재벌들이 은행을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은 지나친 우려로 이론적으로나 가능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임원은 "산업자본의 참여로 금융부문이 대형화되면서 글로벌 은행들과 경쟁 기반도 확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지배력 강화에 따른 부작용 문제는 감독당국이 좀 더 세밀하고 엄정하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산업이 덩치를 키우려면 지주회사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보험사들이 지주회사로 가는 족쇄가 풀리게 됐다"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증권사의 경우 지주회사를 만드는데 규제가 없어진 반면 보험은 생명·손해보험사간 손자회사를 못 갖게 한 부분이 아쉽다"며 "특히 삼성의 구조를 놓고 볼 때 현실적으로 해당사항이 없고 큰 실익이 없는 것같다"고 말했다.

정중호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산업자본이 은행을 인수할 경우 기존 유통 영업망과 은행 리테일 간의 시너지 부분이 발생할 수 있다"며 "대기업이 은행업에 진출하면 채널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어 은행들이 긴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발 금융위기 충격으로 금융의 공공성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금산분리 완화 방침이 조급하고 위험한 발생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민간 금융연구소 관계자는 "현재 금융위기의 근원이 도덕적 해이나 규율을 지키지 않아 생겼다는 관점에서 볼 때 금산분리 완화는 좀 뒤로 미뤄져야 했는데 성급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임원은 "금산분리 규제가 풀리면 대기업집단의 지주회사 전환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금융업과 제조업 사이의 방화벽이 약해져 상호 간의 부실이 전이될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기금이 은행을 소유한다면 은행이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사실상 국책은행이 될 가능성도 있다"며 "대기업의 은행 소유시 자금흐름이 왜곡되거나 부실화하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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