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미증유의 위기, 경제정책 수정해야"(상보)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08.10.1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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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수정편성, 李대통령 라디오연설 비판, 여야대표회담 거부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13일 현 경제상황을 '미증유의 국제적 금융위기'로 진단하고 정부의 경제정책 수정과 국민통합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이날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정부가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며 "정부는 지금까지의 경제운용 기본방향과 정책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실천방안으로 △중소기업 지원강화 △경제팀 전면교체 및 경제부총리제 신설 △부자감세안 철회 및 부가가치세 인하 △2009년도 예산안 수정편성 △취약계층 지원강화 등을 제시했다.

특히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서는 "재정건전성을 해치고 지방재정이 더 취약해질 우려가 있다"며 "중산층과 서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국민통합 △정부에 대한 시장의 신뢰 △재정의 건전성 등을 지난 97년 IMF 위기를 극복한 비결로 꼽으며 "국민통합의 정치로 국민 역량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민 갈등을 조장하는 이념 논쟁을 중단하고 공안탄압, 보복사정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실물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지출 확대 등 투자확대 국제공조가 이뤄져야 한다"며 "정책이 합리적으로 일관되게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경제팀을 겨냥, "별 정책을 내놓아도 신뢰 잃은 정책은 제대로 취지를 살릴 수 없고 그런 정책으로는 상황을 감당할 수 없다"며 "시장의 신뢰가 제일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이날 라디오 연설에 대해서는 "현실인식이 괴리가 있다"며 "현상인식이 안이하게 받아들여졌고 책임의식이 결여된 것 같다"고 혹평했다.

정 대표는 "어떻게 이런 (위기)상황이 이뤄졌고 지난 7개월간 경제운용을 잘못한 부분에 대한 반성을 찾아보지 못해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한나라당이 달러 모으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대해서는 "취지는 공감이 가지만 성과는 걱정된다"며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정 대표는 또 박희태 대표의 여야 대표회담을 거부했다. 그는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이후 오히려 공안정국, 언론탄압 등 전체적인 기조가 오히려 더 악화됐다"며 "이런 상태에서 한나라당 대표가 만나자고 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의구심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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