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Vs 달러, 오랜 전쟁의 종말

박문환(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2008.10.1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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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6>스마트 폭탄<2>

편집자주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오늘(9월1일)부터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유로 Vs 달러, 오랜 전쟁의 종말


그럼 다시 유럽으로 가보자. 기축통화로서의 세뇨리지를 가진 통화는 지금까지 달러화와 스위스 프랑, 그리고 엔화 정도였다.

그 중에서 달러화는 막강한 세뇨리지를 독식하게 되었는데 금융이라는 것을 먼저 시작한 유로지역의 금융인들은 이런 달러의 독주가 늘 불만이었다.

“세뇨리지”라는 것은 화폐 발행 당사자가 취하는 모든 이익을 말한다. 화폐에는 모든 가치를 담을 수 없다. 1000원권에 1000원의 가치가 다 있지 않다. 그냥 약속일 뿐이다.10000원권에도 10000원의 가치를 다 가지고 있지 않는다. 다만 만원이라고 약속한 것 뿐이다.



화폐를 발행하게 되면 무형의 가치를 창출하게 되고 그로부터 발생하게 되는 엄청난 이익을 통틀어서 세뇨리지라고 한다.

1999년 오랜 진통 끝에 달러의 독주를 막겠다는 취지에서 프랑크프루트에서 모임을 갖고 일단 유로화에 대한 출범을 선포하게 되었다.



실패할 것이라는 악담과 미국의 강력한 반대와 로비에도 불구하고 유로화는 승승장구하게 된다.

아무래도 재정적자가 엄청난 미국의 화폐에 비해서 유로화는 건전한 통화로 인정받게 되면서 출범 이후 급격한 가치상승을 만들었다.

어느 정도 안정적인 통화로 인정을 받게 될 무렵 유로 지역의 선진 국가들은 서서히 유로화에 대한 비중을 늘리기 시작을 했고 과거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있었던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많은 유로지역 나라들은 달러화를 버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하지만 엄연히 아직은 달러화가 기축통화이며 국제 결제 통화였다. 아무리 못난 통화였다고 해도 결정적으로 국제 시장에서의 어떤 결제에 달러가 없다면 다른 화폐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달러화 표시채권에 대해 돌아오는 만기의 상환은 달러화로 하게 되어있다.

“지금 달러가 없으니 유로라도 받으실라우?”

이런 말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리먼 이라고 하는 정밀하게 계산된 스마트 폭탄은 시장의 달러화를 순식간에 마르게 했다.

리먼의 위기 이후 급격하게 무너진 대차균형을 보완하기 위해서 유동성의 심각한 부족상태에 몰린 은행들은 일제히 달러를 사 모으기 시작했고 시장에 남아 있는 달러는 가격 불문 싹쓸이 하게 된다.

게다가 각 은행에서 발행된 “달러화 표시채권”은 속속 만기가 들어올 때마다 달러화로 지급이 되어야 하는데 줄 돈이 없어 이제 기본적인 결제수요마저도 부족한 지경에 이르게 되었던 것이다.

가장 먼저 인구 30만명의 작은 나라 아이슬란드가 위기에 빠졌다. 마치 달러화를 업신여기다가 큰 위기에 빠졌었던 97년의 아시아 외환위기 처럼 이제 기고만장하던 유로화 사용권역에 커다란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주말 라이보 금리는 3 개월 물 기준으로 또다시 7BP가 올라 4.82%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연속적으로 경신해나갔다.

대표적인 매파이며 통화론자인 ECB 총재도 자신의 스타일을 구겨가면서까지 국제 공조에 따라 50BP의 인하를 낮추었지만 단 하루짜리 효과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같은 만기의 미국 TB(재무성채권)는 겨우 0.4%에 거래가 되었다.

현재 테드 스프레드는 87년의 블랙먼데이보다도 더 높은 수준이다.

이것만 보더라도 달러화와 유로화가 얼마만큼의 차별을 받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알 수가 있다.

리먼의 위력은 우리가 애초에 상상을 했었던 것보다 훨씬 강력한 살상력을 가졌던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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