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인하 공조체제를 취하고 미국과 유럽 정부가 유동성 위기에 몰린 은행들에게 직접 자금을 투입해 신용시장을 회생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주가 급락은 그치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오히려 금융기관들의 증자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 갈수록 심각해지는 주택 및 소비 경기 침체를 주목했다. 국제공조에도 금융위기가 쉽게 해결될 수 없다는 패닉이 팽배했다.
지난주 다우지수는 18%(1874포인트) 폭락했다. 10일(금요일) 다우지수는 1018.77포인트에 달하는 일교차(하루중 고점과 저점의 차이)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같은 하락률과 일교차는 1896년 다우지수가 출범한 이후 최대 기록이다. 이제까지 다우지수의 최대 주간 하락률은 1933년에 있었다.
미국의 상장 기업 모두를 총괄하는 다우존스 윌셔5000지수의 시가총액은 일년전 고점 대비 8.4조달러나 증발했다. 그만큼 투자자들의 부가 공중분해된 셈이다.
기록적인 하락은 공포에 젖은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선 결과다. 문제는 폭락을 이용하는 저가매수세 조차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너무나 조정이 커 위험을 안고 주식을 사야한다고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자산관리 회사인 와델&리드의 헨리 헤르만 사장은 "기록적인 급락 이후에도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서지 않고 뒤로 물러나 움직이지 않았다"며 "주식을 사면 다음날 떨어지기를 반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현금 비중을 22~23%로 늘렸다. 이는 역대 최대 비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