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업체 사채 금리 두배… 명동 "최악 대비"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08.10.1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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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풍향계]기준금리 인하에도 명동 금리 상승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명동 사채시장의 어음 할인율은 계속 오르고 있다. 특히 환율 급등으로 자금 시장이 불안해지자 사채업자별로 적용 금리가 제각각이라고 한다. 명동 시장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자금줄을 죄면서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금리 상승..."최악에 대비"=지난주 중소기업 A사는 명동 시장에서 5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한다. A사는 두 업자에게 각각 3억원과 2억원을 조달했는데 금리는 월 2.5%와 3%였다.



이 회사는 평소보다 두 배 가량 높은 금리를 얹어줘야만 했다. 명동 시장 관계자는 "A사 정도의 규모라면 평소 1~2%만 주고도 자금을 구할 수 있었지만 자금 시장이 불안해져 사채시장의 금리가 치솟았다"고 전한다.

특히 사채업자별로 금리가 월 0.5%포인트 벌어진 점이 눈에 띈다. 명동 업자들 사이에서도 '금리 세팅'이 제각각일 정도로 시장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명동 시장의 금리는 상승세다. 지난 9일 기준으로 월 평균 1.33%로 지난해 말(1.26%)에 비해 0.07%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같은 기간 업종별로 건설업은 월 1.37%에서 1.41%로 올랐고, 도소매업은 1.17%에서 1.37% 상승했다. 석유화학 업체과 금속기계장비 업체는 각각 0.12%포인트와 0.22%포인트 오른 1.60%, 1.43%를 기록했다.

명동 시장 분위기는 외환위기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전언이다. 가끔 접촉하던 외국계 은행 관계자와도 수시로 정보를 교환한다. 명동 관계자는 "IMF때와 같은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생각에 가급적 자금을 풀지 않는다"고 말했다.


◇"키코 '외환거래' 아니다"=지난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웃돌자 키코 거래 중소기업들은 밤잠을 설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정부와 은행권이 만든 키코거래 대책 협의회에 마지막 희망을 건다.

평가손이 눈덩이처럼 커지자 B업체는 키코 거래 책임이 은행에 있다고 항변한다. 은행이 최고경영자(CEO)의 동의 없이 명판을 이용해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는 것. 은행에선 외환거래 특성상 CEO의 직접 사인 대신 명판을 사용할 수 있단 논리다.

명동 관계자는 "지금보다 환율이 낮았던 지난 6월말 기준으로 키코 거래로 손해를 본 상장회사가 230여개였다"며 "손실액이 자기자본 대비 20%를 넘어선 기업이 100여개로 늘면서 자금압박이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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