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장관은 이런 김 의원 앞에서 평정심을 잃었다. 강 장관은 목소리를 높여 김 의원과 설전을 벌였고 국감 말미에 이를 사과하며 "김 의원의 보도자료를 보고 격한 기분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또 민 행장이 리먼브러더스의 스톡어워드를 가진 사실도 추궁했다. 스톡어워드는 일종의 스톡옵션. 고 의원은 "민 행장은 공직자윤리법상의 '이해충돌 방지' 의무를 위반한 만큼 행장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여당 의원이 이처럼 매서운 공세를 이어가자 한나라당 내에서도 놀라는 기색이다. '튀는' 행보의 배경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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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이 약세였던 서울 관악갑에서 유기홍 전 의원을 힘겹게 물리치고 당선했다. '야성'이 강한 지역구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그는 "여당 속 야당"이란 평을 듣는 당내 소장파 초선모임 '민본21' 소속이다.
고 의원이 산업은행의 민 행장을 국감 '타깃'으로 삼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는 금융 산업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홍콩이나 싱가포르 수준의 금융 선진화를 이루겠다는 생각으로 금융을 다루는 정무위를 선택했다.
두 의원 모두 경제전문가란 점도 주목된다. 김 의원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고 2003년 원외(院外)이면서도 당의 경제 정책 실무책임자인 제2정조위원장을 지냈다.
고 의원(서울 서초을)은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법·외무·행정고시에 모두 합격했다. 변호사이자 주식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각자 경제가 전공인 초선의원들"이라며 "경제 분야 이슈의 중심인 강 장관과 민 행장을 전략적으로 겨냥해 이름값을 높였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