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패닉 초월해야 '최후승자'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10.1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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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부, 글로벌 공조통해 대안 모색…구제금융 투입후 증시회복 1년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

10일 코스피시장이 난장판이다. 개장 직후 올들어 5번째 사이드카가 발동되고 1200선이 무너지는 등 공포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다우지수가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8000선대로 주저앉았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장중 11% 이상 폭락했고, 코스피도 장중 116.38포인트(8.99%) 수직강하한 1178.51을 기록하면서 사상 3번째 하락률을 찍었다.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증시가 제대로 '블랙 프라이데이'에 강타당하는 셈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수전망이나 밸류에이션을 운운하는 일은 사치스러운 일이다.



뒤집어 생각하면 이같은 혼돈에서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지에 의문이 든다.

제로섬게임처럼 잃는 쪽이 있으면 반드시 따는 쪽이 있는 법. 이런 관점에서 보면 증시 폭락에 따른 전리품을 들고 마지막에 함박웃음을 짓는 자가 있기 마련이라는 관측도 가능할 듯 하다.

그렇다면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 마지막에 웃는 자는 폭락장에서 단기적인 불안에 휩싸이지 않고 담담한 자세를 유지하는 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정부는 지난 9일 재무부가 시중은행에 직접 자본을 투입해 대출여력을 키울 것이라는 견해를 드러냈다. 재무부가 은행에 자본을 직접 투입하는 대가로 주식지분을 취득한다는 것이다. 해당 은행의 경영권을 정부가 장악해 국유화하는 초고강도 조치다.

이같은 관점에서 보면 미국증시의 폭락은 정부입장으로는 '호재'로도 해석될 수 있다. 주가가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미국정부가 투입하는 자금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은행 인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증시는 반등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미국정부가 증시를 폭락세로 내버려두기에는 부담이 크다. 미국 가계의 생존과 증시는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다우지수의 폭락은 단기로 흐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미국은 한국이나 일본과 달리 가계 대부분의 자산이 주식시장과 연계된 상품으로 이뤄져 있다. 한국처럼 정기적금으로 목돈을 마련한다는 개념이 희박하다.



씨티은행이 2004년 펴낸 '소비자 자산 리뷰'에 따르면 미국 가계의 예금ㆍ현금비중은 2003년말 기준으로 18%에 불과하다. 반면 주식ㆍ채권 직접투자와 펀드투자비중은 39.4%에 이른다. 한국과 일본의 예금ㆍ현금비중이 각각 61%와 58%에 달하는 점과 비교하면 미국 가계는 주식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증시가 무너지면 미국 국민들의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연금도 보장될 수 없을뿐 더러 생활기반 자체가 무너지는 셈이다.

이런 점에서 바라보면 미국정부는 증시의 폭락을 방관만 할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증시의 폭락으로 10일 아시아증시가 또다시 동반 폭락하고 있다.

전병서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위기에서 구제금융이 투입돼 정상화 되는데 증시, 부동산, 실물경기의 회복은 시차가 있다"며 "증시회복에는 1년, 부동산은 2년, 실물경기는 완전회복에 3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한국의 경우 구제금융 이후 금융기관의 1/3이 정리됐다. 금융위기가 실물로 전이되는 것은 수순이다. 신용경색으로 미국의 소비가 줄고 기업실적이 나빠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악재는 던져졌다. 하지만 단기 폭락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도 없다.

다우지수가 7거래일 연속 주저앉았다는 것은 '반전의 계기'도 그만큼 증폭됐다는 이야기다. 공포에 질리지 않고 맞설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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