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정부 '달러사재기' 발언에 불안 표출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8.10.0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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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없다" 신호로 해석, 외환딜러에 유동성 문의 늘어

"한국은 달러 모으기 한다는데 제2의 '금 모으기'인가요. 한국 유동성이 그렇게 나쁜가요"

이명박 대통령의 '달러 사재기'발언을 두고 외국인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선의의 발언에서 IMF 외환위기 극복과정의 '금 모으기'를 연상하는 외국인 딜러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특히 강만수 재정경제부 장관의 급격한 스탠스 변화와 이명박 대통령의 '달러 사재기' 발언은 외국인들에게 한국 유동성에 대한 시각변화를 유발했다고 지적한다.



이 대통령은 8일 재향군인회 모임에서 조선업체나 계약물량이 있는 기업들을 겨냥, "달러가 자꾸 귀해지니까 달러를 사재기한다. 이럴 때 욕심을 가져선 안된다"고 밝혔다.

한 외환딜러는 이 때문에 외국 딜러들의 한국 유동성에 대한 문의가 많아졌다고 한다. 특히 어떤 위기설이 나와도 '우리는 괜찮다. 좋다'고 일관하던 강만수 장관이 속된 말로 '앓는 소리'를 하자 불안감이 더 커졌다고 한다.



은행들 해외자산 팔아서 유동성 준비하라는 건 '우리 돈(달러)없으니까 어떻게 하느냐'라는 시그널이라는 것.

아울러 '달러 사재기'한 세력을 색출하겠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표했다. 금이야 시골의 노인들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달러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냐는 반응이다.

이 외환딜러는 지금은 IMF와는 다른 상황이며, 위기가 더 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외환위기 때는 국내에서만 달러자금수급이 문제가 있었지만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달러자금 수급이 왜곡된 상황이어서 외국계은행들도 관망할 수 없다는 것.


그는 "기말 결산이 12월3월 정해진 외국계은행들의 경우에도 국내투자 만기자금들을 본국에 송환할 것 같다"며 "보통 통화스왑(CRS)로 다시 원화환전해서 국내 채권 등에 재투자하던 자금이 국외로 순유출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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