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반등 모멘텀 확보하다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10.09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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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주택경기·내수회복에 긍정… 반론도 많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기준금리를 0.25%p 인하했다. 지난 8월 금통위에서 물가불안 때문에 0.25%p 인상한 뒤 2달만에 금리를 내린 것이다.

일단 코스피시장은 금통위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금리인하 여부에 초조함을 느끼면서 일본 닛케이지수의 향방에 흐름을 같이했지만, 금통위 결정 이후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전날 내줬던 1300선은 회복한 뒤 1320선까지 급등하며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금통위의 이번 결정은 막힌 물가불안보다는 뚜렷한 경기둔화와 금융시장의 자금 흐름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통위는 미국과 유럽 등 세계 7개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전격 인하하면서 공조에 나선 영향을 간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에서는 전날까지도 금통위의 금리인하 여부에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7개국 중앙은행이 공조해 금리를 내리면서 '독불장군식' 행보를 나타내기는 힘든 입장으로 판단된다.

인하 효과에 대해서는 '있다 vs 없다'로 팽팽히 의견이 갈리겠지만, 일단 날마다 오르는 금리에 부담을 느끼는 시장에 진통제를 놓은 효과는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상대로 인하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그러나 국내증시만 놓고 본다면 그동안 오그라든 투자심리의 개선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정보파트장은 "주식시장에 대한 영향은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오 파트장은 "주요국의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미국증시가 하락한 것처럼 현재 상태는 금리인하만으로는 효과가 미미한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미국 혼자만으로 버거운 이번 사태에 주요국이 공조에 나섰다는 것만으로도 증시에는 극도의 공포심리를 진정시킬 수 있는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뿐 아니라 중국까지 깜짝 금리인하에 동참한 것은 그만큼 이번 사태의 파급 효과가 전세계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크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7,370원 ▲10 +0.1%) 시황분석팀장도 비슷한 의견이다.



심리적 개선효과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막힌 혈관을 뚫어야만 글로벌 금융시장이 숨을 돌리는만큼 금리인하만으로 역풍을 헤쳐나가기에는 무리라는 판단이다.

류팀장은 "심리적 개선효과는 분명 있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증시가 반등할 여지는 충분한 셈"이라고 말했다.

현재 비정상적으로 치솟는 환율이 금리 인하로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돼 급등세를 이어갈 것인 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여기서도 의견은 대립한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내리면 원화가치가 하락하는 효과가 있어 환율이 올라가는 게 교과서적인 서술이다. 하지만 미국도 금리를 잇따라 내리면서 달러화가치를 떨어뜨리고 있고, 국내 외환시장이 일시적으로 수급의 왜곡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원화가치가 제 값을 찾아갈 가능성이 크다.

삼성증권 오파트장은 "최근 환율 급등의 가장 큰 요인은 신용경색에 따른 달러화 유동성 부족"이라며 "글로벌 신용경색을 하루빨리 해소하는 것이 환율 안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명분도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금리를 인하한 만큼 한국도 달러화에 대한 금리차를 고려할 필요도 없어진 셈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같은 관점에 대해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많다. 신뢰가 상실된 국제금융시장에서 국내 외환시장도 당분간 달러 구하기가 힘들어져 금리 인하에 따른 악재만 부각될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현대증권 류팀장은 "세계 각국이 금리를 내리면서 '억지춘향식'으로 금리를 내린 것에 불과하다"며 "돈의 흐름이 막힌 '돈맥경화'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는 금리인하 정도로 금융시장의 안정을 바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번 금리인하는 주택 경기와 내수경기 진작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상당수다.

삼성증권 오 파트장은 "금리인하 모멘텀을 바탕으로 건설과 증권, 은행업이 주가 반등을 꾀할 수 있을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실제 이날 증시에서는 금리인하 발표 이전부터 건설과 증권이 강세를 보였다. 금리결정 발표 이후 증권과 건설은 4.6%와 6.5% 급등중이다.



일단 증시는 '금리인하 약발'이 얼마나 갈 지 모르지만 심리적 개선과 반등 모멘텀은 확보한 셈이다.

현대증권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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