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가 쓴 한글편지
조선시대에 씌어진 한글편지에 네티즌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9일 한글날을 맞아 네티즌들은 주요 포털사이트에 정조, 효종, 명성황후가 쓴 한글편지를 올리며 한글의 멋과 위대함에 감탄했다.
"상풍에 긔후 평안하오신 문안 아옵고져 바라오며 뵈완디 오래오니 섭~ 그립사와 하옵다니 어제 봉셔 보압고 든~ 반갑사와 하오며 한아바님 겨오셔도 평안하오시다 하온니 깃브와 하압나이다. 元孫"
글씨가 삐뚤빼뚤하고 문법도 맞지 않지만 네티즌들은 한글로 문안을 드리는 어린 정조의 깊은 마음에 감동했다. 한 네티즌은 정조가 악필이라는 댓글에 "아이 때 쓴 것이라 그렇지 또박또박 쓴 글이 귀엽지 않느냐"며 두둔하고 나섰다.
↑효종이 쓴 한글편지
"새해에 기운이나 평안하신지 궁금합니다. 사신 행차가 (심양으로) 들어올 때 (장모님께서) 쓰신 편지 보고 (장모님을) 친히 뵙는 듯, 아무렇다 (드릴 말씀이) 없사옵니다. 청음(김상헌의 호)은 저리 늙으신 분이 (심양에) 들어와 어렵게 지내시니 그런 (딱한) 일이 없사옵니다. 행차 바쁘고 하여 잠깐 적사옵니다. 신사(인조 19년, 1641년) 정월 초팔일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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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23세였던 효종은 함께 잡혀 와 있던 청음 김상헌을 걱정하고 있다. 병자호란 당시 청나라와 끝까지 싸울 것을 주장하다가 끌려온 김상헌은 당시 72세였다.
↑명성황후가 쓴 한글편지
24세의 나이였던 명성황후는 정적이었던 대원군이 1873년 실각한 이후 어수선한 정세로 편치 않은 심경을 드러냈다. "(오빠의) 편지에서 밤사이 탈이 없다 하니 다행이다. 주상과 동궁(훗날 순종)은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시니 좋지만 나는 몸과 마음이 아프고 괴롭고 답답하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네티즌들은 "명성황후 글씨가 편지지와 어울리고 너무 예쁘다", "컴퓨터 글씨체처럼 반듯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