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00원대… 문의는 많고 환전은 없다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이새누리 기자 2008.10.09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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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거래로 급등락 반복, 비정상적"

원/달러 환율이 9일 오전 한때 1485원까지 급등한 뒤 1440원대로 내려오는 등 급등락을 반복하자 시중은행 외환 딜링룸은 한마디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거래상황을 예의주시하느라 숨 돌릴 틈도 없는 분위기다. 반면 시중은행들의 외환 환전창구는 고객들의 방문이 뜸한 가운데 환율 전망을 문의하는 전화만 빗발치고 있다.



연일 계속된 환율 이상폭등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운 딜러들이 일분 일초 환율 움직임에 매달리면서 전화통화 자체가 불가능했다. 한 딜러는 기자와 5분간 얘기하면서 세 차례나 통화를 중단하고 "얼마?" "들어가 볼까?" "거래가 안돼 40원에 다섯 개"를 외쳤다. 그는 "포션 갖고 있는 사람들은 관망 중"이라며 "길게 통화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

외환 딜링룸은 전쟁터다. 원/달러 환율이 폭등한 지난 8일 외환은행 본점 딜러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거래하고 있다. /사진=송희진 기자  외환 딜링룸은 전쟁터다. 원/달러 환율이 폭등한 지난 8일 외환은행 본점 딜러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거래하고 있다. /사진=송희진 기자


우리은행 딜링룸의 박상철 과장은 "사려는 곳과 팔려는 곳의 가격이 너무 크기 때문에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며 "은행, 업체 물량을 소유하는 딜러들은 물량이 나올 때마다 거래를 하고는 있지만 나머지 딜러들은 특별한 사유가 아니라면 관망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율 오름세가 10원씩 벌어지는 상황이라 딜러들도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하나은행 딜링룸의 고용희 차장은 "비정상적"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환율이 거래량을 동반하면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소액거래로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인하했는데도 신용시장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며 "오늘 환율이 더 급등한 것은 선물사들의 환매수요가 많고 역외수요 또한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중은행 외화 환전창구의 분위기는 한산한 분위기다. 해외여행을 위해 달러를 찾던 여행객들도 눈에 띄게 줄었다. 대신 유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문의 전화가 급증하고 있다.


강남에 위치한 은행 지점 관계자는 "송금하러 왔다 급등하는 환율을 보고 그냥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이 많다"며 "문의 전화가 오지만 시장이 요동치는 관계로 달리 해줄 말도 없어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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