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엑손모빌 국내 2차전지 시장서 '격돌'

머니투데이 김창익 기자 2008.10.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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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손모빌 구미에 리튬이온 전지 핵심소재 공장 건설...SK에너지 타격 불가피

SK에너지 (103,100원 ▼5,700 -5.24%)와 엑손모빌이 국내 2차전지 핵심소재 시장에서 맞붙는다.

2차 전지시장이 급성장 추세인 가운데 국내-세계 최대 석유기업간 신성장 동력을 놓고 벌어지는 격돌이란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9일 지식경제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토넨스페설티세퍼레이터코리아(TSSK)는 이날 구미4공단 22만3000㎡에 건설되는 리튬이온 전지 분리막(LIBS) 생산공장 기공식을 갖는다.

TSSK는 엑손모빌의 일본 자회사인 토넨사(社)의 LIBS 생산업체인 TKGK가 100% 출자한 국내 법인이다.



이 공장은 2009년 10월 완공예정으로 노트북 PC와 휴대폰 용 전지는 물론 하이브리드 전기차(HEV)에 사용될 최첨단 LIBS 생산설비까지 갖출 계획이다. 투자금액은 3억달러 가량이다.

엑손모빌의 한 관계자는 "구미공장 생산을 통해 일본에 있는 TKGK가 한국에 수출하는 물량을 전량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IBS는 리튬이온전지의 핵심부품으로, 휴대폰, 노트북PC 등을 중심으로 리튬이온 전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분리막 시장도 매년 15~20% 이상 성장 추세다.


업계에선 올해 관련 세계시장 규모를 50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이의 30%인 1500억원 정도다.

엑손모빌이 국내 생산을 개시할 경우 일본을 통해 국내에 수출할 때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세져 국내 시장 지배력을 둘러싸고 SK에너지와의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SK에너지는 2004년 12월 세계 세번째, 국내 최초로 LIBS 자체 개발에 성공, 2005년 12월 청주 공장 준공 이후 제품 생산을 해왔다. SK에너지 청주공장은 현재 연간 4800만㎡의 분리막을 생산할 수 있으며 LG화학, 삼성SDI 등 주요 리튬전지 생산업체들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했던 TKGK의 점유율은 현재 20%대로 줄어든 상황이다. SK에너지가 제품 생산 2년만에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30%를 점유하며 2위를 차지하고 있고, 1위 업체인 아사히화성이 50%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엑손모빌은 SK에너지가 LIBS 시장에 진출한 직후인 2006년 특허 침해소송을 제기해 패소했었고, 이를 영업방해라며 SK측이 공정위에 제소하는 등 관련 시장 지배력을 둘러싼 양사간의 신경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엑손모빌의 구미공장이 완공될 경우 일본에서 수입할 때보다 싼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겨 SK에너지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업계에선 수급상황 등을 고려할 때 이로 인해 시장 지배구조가 급변하진 않더라도 엑손모빌이 어떤 전략을 펼치느냐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리튬전지 생산업체의 한 관계자는 "리튬이온 전지 시장의 성장세를 감안할 때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SK에너지가 당장에 큰 타격을 받지는 않겠지만 공장 증설 계획 등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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