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개발사업 자금조달 '산넘어 산'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08.10.0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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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자본금 투입 불확실, 지방은행 이탈 등

대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개발사업의 자금 조달이 '산넘어 산'이다.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여파로 PF대출 금리가 오르고 있고, 특수목적회사(SPC) 설립에 맞춰 투입해야 할 자본금 조달도 금융권의 유동성 부족으로 여의치 않다.

또 출자를 약속한 지방은행이 컨소시엄을 이탈하면서 추가 출자자를 긴급 모집하고 있지만 참여 의향을 비치는 곳이 전무하다.



여기에 여유가 있는 금융권은 철저하게 사업성이 확보된 사업에만 PF대출을 하고 있어 예전 같으면 PF대출이 가능했던 사업들마저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이미 금리 상승 영향권
PF개발사업의 PF대출 금리는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된다.



지난 8일 현재 CD금리는 5.96%로 작년 1월 4.92%보다 1%포인트가 올랐다.

여기에 평균 250bp수준이던 가산금리는 금융위기 이후 자금조달 시장이 경색되면서 최근에는 300bp를 넘어선지 오래다.

CD금리와 가신금리 인상분을 합하면 2%p 가까이 PF대출 금리가 오른 것이다.


◇자본금 투입 제대로 될지 걱정

은평뉴타운 중심상업용지 PF개발사업을 수주한 현대건설과 산업은행은 지난 7일 사업협약 체결을 앞두고 수주 당시 금리조건으로 금융협약을 확정지었다. 상당수의 PF개발사업이 금융협상에 애를 먹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

그러나 실제 자본금 투입 시점 때 자금이 제대로 들어올 수 있을 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PF개발사업을 추진할 SPC의 자본금은 보통 총사업비의 10%다. 은평뉴타운은 독특하게 평가때 자본금 비중을 높이면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에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18.16%를 써냈다. 은평뉴타운 PF개발사업의 총사업비가 1조3217억원이므로 자본금은 2400억원에 달한다.

금융시장 위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금융협상이 마무리됐다고 마냥 반가워할 수도 없다.

◇지방은행 이탈로 상황 악화
여기에 지방은행의 이탈까지 벌어지면서 상황은 더욱 꼬이고 있다.

최근 금융협약을 마친 한 PF개발사업은 출자를 약속한 지방은행 2곳이 발을 뺐다. 금융위기로 약정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다는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체 출자자를 모집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금융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군다나 법적 분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컨소시엄 구성원들의 고민이 커져가고 있다.

◇PF 가능군 갈수록 압축
더욱 큰 문제는 금융시장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음에 따라 PF대출 가능 개발사업이 소수로 압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PF대출 가능 대상군이 소수로 압축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세계적 금융위기로 외국계 투자자본이 몰락하면서 순수 국내자본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에 닥쳤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국내 금융권이 보수적인 투자결정으로 선회한 상황에서 모든 부동산개발사업에 골고루 자금을 투자할 여유가 없다.

현재 국내 부동산개발사업에 자기자본을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금융권은 산업은행과 국민연금 등 2~3곳에 불과하다. 금융권은 PF개발사업이 사업자 선정부터 인허가, 착공, 완공까지 5년 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해 사업성이 가장 높은 순으로 투자를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어떤 프로젝트가 PF대출 가능군에 들어갈 수 있을 지 건설업체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일부 건설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한 프로젝트는 이미 시기조절에 돌입했다. 금융시장 상황이 호전되길 기다리는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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