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브랜드들도 경기침체에 '굴복'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8.10.08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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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닫은 중국 항저우 루이비통 매장 ⓒAP↑ 문 닫은 중국 항저우 루이비통 매장 ⓒAP


불황에도 끄덕없던 명품들도 금융위기 앞에 무릎을 꿇었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보석업체인 티파니와 불가리가 비용 절감을 위해 신규 매장 설립을 중단키로 했다. 또 프랑스 패션업체인 디올은 미국내 일부 매장을 철수키로 했다.

최근까지만 해도 향수, 가죽제품, 보석, 유명 디자이너 의류 등 명품들은 경기 침체에도 꾸준한 매출을 자랑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 일본 내 매출은 감소했지만 중국과 러시아 등 이머징마켓에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해 전체 매출은 증가세를 보였다.

루이비통 구찌 랄프로렌 등은 지난 2001~2003년새 중국과 동남아, 인도에서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렸다. 특히 부유층을 겨냥해 가방과 보석 등 고가제품 마케팅에 치중했다. 그 결과 이머징마켓은 전 세계 명품 매출의 15%를 차지하게 됐다.



세계 최대 명품회사인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그룹은 상반기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 매출이 전체 매출의 21%에 달했다. 다른 지역에서 매출 성장세가 5%에 그친 반면 아시아지역 매출은 13%나 증가했다.

하지만 HSBC는 LVMH의 3분기 매출이 1.6%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과 러시아 증시가 급락하자 소비자들이 명품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 특히 중국은 증시가 지난해 10월 이후 65% 폭락한 영향이 크다.


구찌와 보테가베네타를 소유한 PPR그룹의 프랑소아-앙리 피노 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라스베가스에서처럼' 주식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중국증시 하락이)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고 말했다.

프란체르코 트라파니 불가리 최고경영자(CEO)는 "이머징마켓이 다른 시장에서의 매출 둔화를 상쇄하진 못할 것 같다"며 "모두들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불가리의 신규 매장 계획중 10% 만이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까지는 보통 50%가 매장 설립 승인을 받아왔다.

랄프로렌은 지난주 프랑스 파리에서 최대 규모의 여성의류 매장을 열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찰스 파간 글로벌부문 부대표는 "우리는 매우 신중하다. 재고와 비용에 매우 신경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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