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전망이 무의미, 공황심리 확산"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이새누리 기자 2008.10.07 16:11
글자크기
달러 부족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인 1300원선을 넘어 폭등세를 보였다. 외환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전망 자체가 무의미할 만큼 환율 변동폭이 비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불안심리가 환율 폭등에 근본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환율의 추세 상승을 인정할 수 밖에 없지반 급격한 원화 약세를 막을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시중은행 연구소 관계자는 7일 "달러 자산에 대한 수요가 큰 상황인데 달러 공급 능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며 "위로 어디까지 올라갈지 단정하기 어려운 가운데 불안심리가 공황심리로 넘어가는 것 같다"고 허탈해했다.

외국계 은행 딜러는 "수요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달러를 실수요자들에게 공급해주는 게 가장 중요해 보인다"며 "경상수지 흑자로 돌아서면 나아질것으로 기대하는데 미국·중국 경제를 보면 이 또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상수지와 자본수지의 쌍둥이 적자에 따른 달러 부족 현상이 환율 상승과 외환보유액 동원으로 이어지고, 또 다시 달러 부족으로 연결되는 악순환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외환시장의 정상적인 수요 공급이 붕괴된 상황에서 달러공급세력이 정부 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하지만 정부 여력은 한계가 있고, 은행 외화차입은 더 어려워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공격적인 개입은 어려운 상황이다. 국회는 물론 여론조차 외환보유액 소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 탓이다.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는 정부의 장담에도 시장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심리가 완전히 얼어붙어 외환위기가 실질적으로 온거나 다름 없다고 보고 있다"며 "외환보유액은 있지만 지금 시장은 정부의 개입이 이뤄지면 달러를 더 싸게 살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환투기 세력의 공격이나 가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하루 20억~30억달러를 쏟아붓다 보면 얼마안가 소진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확산되고 있는 불안심리 차단에 주력하고 있지만, 시장에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요동치는 시장 상황을 안정시킬 단기적인 대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경상수지 개선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