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마른 은행·증권사, 현금확보 총력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2008.10.0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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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KRX주식 등 담보대출…은행, 대출자제·고금리 자금유치

글로벌 금융위기로 달러 등 자금 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금융사들이 전방위 현금 확보에 뛰어들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대출을 줄이는 작업에 들어갔고 고금리 채권 발행을 불사하며 빠져나가는 현금의 물꼬를 돌리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증권사들도 보유 자산을 담보로 대출선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보험사들도 자산 매각과 대출 자제 등의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자체 자금을 바탕으로 했던 상품계정 운용 등을 자제하며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또 몇몇 증권사들은 보유 유가증권을 담보로 대출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특히 알짜 주식으로 꼽히면서도 유동화가 어려웠던 증권선물거래소(KRX) 주식을 담보로 대출 확보에 나선 곳도 있다.

A증권사는 자사가 보유 중인 KRX주식을 실물출고해 금융사에 담보로 제공한 뒤 대출을 받기도 했다. 또다른 증권사들도 KRX 주식 매각이나 유동화 가능성 등을 타진하기도 했다.



KRX는 28개 증권회사가 84.85%의 주식을, 12개 선물회사가 4.16%, 중소기업진흥공단이 3.04%를 갖고 있다. 한국증권금융이 2.12%, 한국증권업협회가 2.05%를 보유 중이며 3.78%은 KRX가 자사주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

삼성증권 (46,650원 ▼850 -1.79%), 신영증권 (78,500원 ▼1,800 -2.24%), NH투자증권, 대신증권 (16,820원 ▲60 +0.36%), 미래에셋증권,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등도 최근 기업어음 발행이나 차입한도 확대 등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 일반운영자금과 상품운용 재원 마련 등이 이들 회사가 내세운 차입의 목적이다.

대출을 줄이는 작업에 이미 들어간 은행들은 신규 외화대출은 사실상 중단하고 만기 연장에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선물환 거래를 자제하는 한편 달러를 모으기 위한 외화예금 유치에 매달리고 있다. 실제로 1.9 ~ 2%대 초반 수준이던 은행들의 외화예금 금리는 한두달 사이에 3.5 ~ 4%대 후반으로 급등했다.


또 고금리 예금이나 후순위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도 골몰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연 7.45%의 금리를 제시하며 지난달 말 총 4271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판매했고 하나은행과 농협도 7 ~ 8%대의 고금리로 후순위채를 발행, 판매 중이다.

저축은행의 전유물로 여겨져왔던 고금리 예금 유치에도 은행들은 뛰어들었다. 만기가 돌아오면 은행이 되사주기로 약정하는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 등에 투자하는 특정금전신탁은 6%대 후반의 금리까지 제시되고 있다. 신한은행의 6개월 만기 CP형 특정금전신탁(가입액 1000만원 이상)은 최고 연 6.8%의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이밖에 보험사들도 대출 회수, 추심 관리 등에 나서고 있다. 보험사들은 기업과 가계신용의 부실 우려가 높아지자 대출 및 연체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또 해외 사례긴 하지만 파생상품 투자 등으로 곤란에 처한 AIG가 중국, 일본, 태국, 필리핀 등의 사업부문 등 자산 매각에 나서고 있는 것도 국내 보험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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