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은행파산, 내년 본격화"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8.10.0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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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규모의 공적 자금 투입에도 불구, 미국 은행들의 도산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구제금융안이 발효된 지금 가장 큰 관심사는 얼마나 더 많은 은행들이 몰락할 것이고, 또 나머지 은행들이 어떻게 현 위기 상황을 극복해나갈 것인가이다.

◇ 도산은행, 수는 '감소' 파괴력은 '급증'= 물론 이번 금융위기로 인해 무너지는 은행의 수가 과거 1980년대 말 저축대부조합(S&L) 사태 때를 뛰어넘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당시 3년 동안 연방 보호 하에 있는 은행 중 800개 이상이 쓰러졌다. 이후 10년 동안 피해를 수습하기 위해 1700억~2050억의 혈세가 투입됐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현재 이를 크게 뛰어넘는 금융사 부실 자산을 사들이기 위해 7000억달러의 공적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 S&L 사태 초기보다 은행수가 3000개 이상 줄어들었다.

그러나 은행 도산에 따른 피해 규모는 당시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수가 줄어든 대신 은행들은 대형화됐다.



◇ 내년에만 100개 도산= 우선 추가 도산 은행수는 100개 남짓이 될 가능성이 크다.

스탠포드파이낸셜의 애널리스트 재럿 사이버그는 5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부의 구제금융이) 위기 완화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사태를 완전히 진정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이버그는 은행들의 자산이 주택대출과 다양한 파생상품에 묶여 있기 때문에 상각 등 피해는 계속될 것이고 이에 따라 내년에만 100개 이상의 미국 은행이 무너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예금 1.1조달러, 위험 노출= 대형은행들이 늘면서 은행들의 평균 자산 규모도 크게 증가했다. 과거보다 적은 수의 은행이 무너지더라도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지출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1990년대 재무부에 몸담기도 했던 루이지애나주립대학 재정학 교수 조셉 메이슨은 과거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메이슨 교수는 "그간 빚더미 속에서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며 버블에서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선 고통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메이슨 교수는 과거 S&L 사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최근 금융위기 여파로 1조1000억달러의 예금이 지불 불능 위험에 노출됐다고 추산했다.

메이슨 교수는 이중 예금 인수와 도산은행 자산의 부분 매각 등에 따른 보전액을 제외할 경우, 예금 보호를 위해 1400억~2000억달러를 지출해야 할 것으로 평가했다.



◇ FDIC, 부담은 늘고 기금은 줄고= FDIC의 부담은 최근 개인 및 소사업자 예금 보호 한도를 기존의 10만달러에서 25만달러로 상향하면서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현재 FDIC 연방 예금 기금은 약 450억달러 규모로 5년래 최저 수준이다.

예금 기금 고갈은 앞선 은행 도산의 여파로 볼 수 있다. 지난 1~9월 13개의 은행(또는 S&L)이 FDIC 관리 하에 들어갔다. 이는 지난 5년 동안 무너진 은행의 수를 웃도는 수준이다.

◇ "WM-와코비아가 건강?" FDIC, 평가 헛점= 6월 말 현재 FDIC의 이른바 '문제은행명단'(problem list)에는 177개 은행의 이름이 올라와 있다. 이는 FDIC 보호 하 8500개 금융사의 약 1%에 해당한다. 1991년 초 FDIC의 문제은행명단에는 약 10%인 1496개의 금융사 이름이 적혀 있었다.



지금의 문제은행수는 당시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FDIC의 문제은행명단에선 쉽게 이상한 점을 찾아낼 수 있다.

먼저 초대형 폭탄인 워싱턴뮤추얼과 와코비아는 명단에서 제외됐다.

워싱턴뮤추얼과 와코비아의 전체 자산은 1조달러를 상회한다. 반면 FDIC 문제은행명단에 올라 있는 117개 은행의 전체 자산은 780억달러에 불과하다.



자산 규모 3070억달러의 워싱턴뮤추얼(WM)은 지난달 JP모간체이스에 피인수되며 미국 은행 도산 역사를 새로 썼다. 피인수 당시 워싱턴뮤추얼의 자산 규모는 이전 최대 도산 기록인 1984년 콘티넨탈일리노이스내셔널뱅크의 5배 수준이다.

와코비아는 매각이 임박했다. 씨티그룹은 정부 지원 하에 와코비아 은행 부문 인수를 추진 중이다. 뒤이어 웰스파고도 와코비아 전체를 인수하겠다고 나섰다.

또 지난 25년간 연방 보호 금융사들의 재정 건전성을 사정해온 바우어파이낸셜은 6월말 현재 FDIC 평가보다 4배가 넘는 426개의 금융사가 심각한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체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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