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는 지금 싼 주식을 대량으로 사고 있다

박문환(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2008.10.0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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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5>금융구제법안 통과에도 주가 못 오르는 이유<3>

편집자주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오늘(9월1일)부터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부자는 지금 싼 주식을 대량으로 사고 있다


그럼 구제 금융에서 희망은 없는가?

이번 미국 시장의 급락은 여느 때와 달리 무척이나 두렵게 느껴진다. 특히 시기를 놓쳐버리고도 심각하게 칼질을 당해 볼품없어진 금융 구제안이 얼마나 시장의 불신을 해소시켜줄 것인가에 대해서 의문마저 생기기 시작했다.

메인스트리트에까지 영향을 주기 시작한 금융 경색은 특히나 지난주에 발표된 각종 경제지표들을 상당히 암울하게 만들었다.



하필이면 가장 중요한 시기에 혈세에 대한 집행을 결정하게 되면서 너무 졸속한 결단이 내려졌다는 점에 대해 속상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금융 구제안에 대해 너무 폄하해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비록 화끈하게 시장을 들어 올릴 수는 없다손 치더라도 적어도 이 상태에서 더욱 악화될 일은 없을 것이란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단지 콜만 받았다고 해서 이 게임에서 완전히 진 것은 아니다. 아직 히든이 남아 있다. 또한 베팅의 여력도 남아 있다. 바로 금리의 인하카드이다.

아마도 연준은 이번 특별 구제 금융 법안의 원활한 접목을 위해서 금리의 인하를 서두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의 회복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아무리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 부어도 위기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것을 연준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통화 정책 뿐만 아니라 재정정책도 함께 시도된다. 세금의 감면 혜택을 1000억 달러 수준으로 추가되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당장은 처음 예상 치에 너무도 미달되는 볼품없는 금융구제안에 실망매물이 다소 나오기는 했지만 사실 아직 실망은 이르다.

물론 이번 법안을 통해 금융경색을 빠른 속도로 치료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정리절차에 들어가게 되거나 혹은 공적자금의 투입을 받아들이게 되는 회사들도 상당히 많아질 것이며 이는 최악의 상황의 단계로 전이되려는 흐름만큼은 분명히 막아줄 것이다.

이번 조치로 인해서 치료가 불가능한 “고름”은 상당 부분 도려내질 것이란 점에 대해서는 믿음을 가져보자.

게다가 이미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미국의 10대 거애 공룡들에 대한 문제는 이미 해결되었거나 해결 중에 있다.

서서히 시장은 안정을 되찾기 시작할 것이다.

나에게는 잘 된 일이다?

버핏은 얼마 전 이런 말을 했다. “지금 당장 구제 금융 법안을 통해 미국 경제가 즉각적으로 바닥을 찾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시장이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나에게는 잘 된 일이다.”

버핏은 최근 들어 9월 달에만 조 단위의 투자를 여러 군데 하기 시작했다. 중국 기업에도 투자를 했고 미국에도 GE나 골드만삭스 등의 우량주에 투자를 하고 있다.

그의 스승이 말했던 것처럼 중대한 위기 상황에서 채권비중을 줄이고 주식 비중을 늘리는 소위 “Formula Plan" 이라고 하는 기계적 대응을 시작한 것이다.

여느 파동처럼 주가 하락기에 채권의 가치가 높아져서 기분 좋게 이동한 것은 아닐 것이다. 10년 주기의 금융위기에서는 주식 하락 시에 채권도 동시에 하락을 하기 때문에 그도 상당한 손실을 보았을 것이다. 주식도 채권도 모두 손실을 보았을테지만 그는 이 상황에서 오히려 기회를 찾고 있다. 그리고 즐겁다고 했다.

부럽게도 너무도 좋은 조건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번 계약들의 공통점을 보면 비 누적 영구우선주의 10%의 배당수익을 게런티 받고 또한 일정기간 후에 저가에 보통주를 매수할 수 있는 워런티를 받았다.

늘 위기에서 기회를 찾는 명인들의 투자를 보며 투자할 현금이 남아 있다는 것에 대한 부러움과 더불어 이번 시장의 급락에서 좀 더 현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지 못했음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우리는 1471포인트에서 마지막 남은 현금을 다 써버렸지만 버핏은 지금부터 여유를 가지고 저가의 자산을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필자는 상당히 중요한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 월가의 명인들의 초과수익의 비결은 바로 위기를 사는 것에 있었다.

이미 많은 경제학자들에게서 증명이 된 것 처럼 상당히 매력적인 종목을 찾아내서 초과 수익을 얻으려는 것은 사실 어리석은 일이 되어 버렸다.

그보다는 위기를 위해서 항상 여분의 총알을 마련해두고 위기의 상황에서 그 총알을 써서 좋은 조건으로(연간 10%의 게런티는 정말 탐이 나는 조건이다.) 저가의 자산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비즈니스 사이클에서는 버핏과 일반적인 투자자들의 퍼포먼스에 큰 차이가 없다. 바로 이런 위기 상황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다.

위기의 본질과 원인, 그리고 주가의 하락이라는 시나리오, 시장에서 주는 모든 신호에 대한 탐색 등 주식시장에서 알고 있어야 하는 거의 대부분을 파악하고 있다고 자부하였던 필자도 버핏과 같은 훌륭하고 효율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던 것은 경험의 부족이었던 것 같다.

향후 시장의 조정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는 보다 정확한 방법을 연구해서 수익의 변동성을 더 줄여가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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