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구제안에도 주가 못오르는 세가지 이유<1>

박문환(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2008.10.0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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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5>블랙스완 효과 부른 미국 정가

편집자주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오늘(9월1일)부터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금융구제안에도 주가 못오르는 세가지 이유<1>


주가가 흉포한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 주에만 다우지수는 7.4%가 하락을 했고 나스닥 지수는 10.8% 하락했으며 S&P 500지수 역시 9.4%나 하락을 했다.

잘 통과될 것이라고 믿었었던 금융구제 법안이 일주일이나 늦게 가결되었다. 가결되었지만 주가의 하락은 멈추지 않았고 오히려 주말 시장에서 미국 증시는 추가적인 하락을 기록하면서 금융 구제법안의 효과 자체가 의심을 받고 있다.



하원을 통과하고 나서 다우 기준으로 300포인트 가까이 상승을 하기도 했지만 세부적인 수정안이 공개되면서 주가는 금융주 위주로 팔자세가 집중되면서 하락으로 급전환되었다.

먼저 원인을 생각해보자.



첫째...정치적 이슈가 강조되는 민감한 시기에 급한 사안이 너무 늦게 가결되었다는 점은 아주 치명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TED 스프레드의 움직임을 보면 정확하게 리먼브라더스의 부도 이후로 급등을 하고 있다. 이는 리먼이라는 대마가 6000억달러에 달하는 부실을 안고 청산되므로서 이 회사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금융 회사들의 연쇄적인 부실이 심리적으로 상당한 위축을 가져왔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다시 말하지만, 리먼은 미국 시장의 채권 가격을 쿼테이션 하는 회사다. 즉 주식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아니고 채권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라는 말이다.


채권은 거의 개인이 하지 않고 기관투자자들이 하기 때문에 리먼의 부도는 전세계 기관투자자들에게 신용경색을 빠르게 확산시키는 계기가 된 것이다.

실제로 리먼의 부도 이후에 시장은 달러의 씨가 마를 정도로 경색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아마도, 미국 정부는 리먼을 청산시키는 결정을 내렸을 때 이미 그 후속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바로 금융구제법안 말이다. 좀 쉽게 예를 들자면 자신을 구해줄 것으로 믿고 남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물어 풍덩 빠진 여자가 있었는데 하필이면 그 때 자신을 구해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던 그 남자가 선텐을 즐기던 사람을 밟아서 싸움이 벌어졌다고 생각하면 딱 맞는 표현일 것이다.

분명 리먼을 청산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을 때에 전세계를 급속하게 마비시킬 수 있을 정도의 중대한 사태인 만큼 급격한 금융경색을 예측하고 금융구제안의 발표를 동시에 준비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분초를 다투는 중대한 시점에 즉각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고 이 때문에 여자는 생각했었던 남자의 구원을 적시에 받을 수 없었고 물을 이미 많이 먹어버려 거의 사경을 헤메는 모습이 되어버린 것이다.

소위 “블랙스완효과” 라고 할 수 있는 말도 안되는 일이 정치권에서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로 본다면 이명박 대통령께서 무언가 발의를 했는데 야당에서는 모두 찬성을 했는데 한나라당에서 반대했다고 가정해보자. 아마도 부시정부는 매케인이 반기를 들고 나온다는 변수는 생각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하원에서는 일주일이나 그 법안의 통과를 미루게 만들었고 지난 5영업일 동안 리보 금리는 연속적으로 올랐다. 지난 주말 구제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 상황에서도 리보 금리는 13BP가 추가로 상승을 했다.

9월에 파산한 미국의 기업들은 5813개 기업이나 된다. 지난 1년전에 비해 67%나 늘어난 수치다.

우리나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리먼 부도 이후로 급격하게 상승하기 시작한 시장의 위험은 투자적격 등급인 BBB- 등급 채권의 조달금리를 연 11%가까운 수준까지 끌어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에 11%의 영업이익률을 갖추고 있는 회사가 얼마나 될까?

이미 조달금리의 상승으로 인해 GDP 성장률의 중대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의 투자는 당분간 물 건너간 모습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런 흐름들로 미루어 볼 때 필자가 볼 때 금융 구제안이 통과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구제 법안이 일주일이나 늦어지면서 단기 유동성 시장의 패닉을 사전에 막지 못했고 이것이 심리적인 위축을 더 크게 가져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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