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9월은 '사상 최악의 달'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8.10.0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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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손실 -6.9% 사상 최대… 투자금 회수 압박

'공매도 금지'로 인해 주가하락에 베팅하지 못하고 9월의 급락장을 지나쳐야 했던 헤지펀드들이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헤지펀드리서치의 글로벌 헤지펀드 인덱스에 따르면, 전체 헤지펀드의 9월 평균수익률은 -6.9%로 나타났다. 이는 러시아가 모라토리엄(대외채무 지불유예) 선언으로 인해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이 파산했던 1998년 8월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특히 주식헤지펀드는 평균 8.6% 손실을 입어 자료 집계를 시작한 1990년 이후 사상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3일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자들을 인용해 리 에인슬리의 매버릭캐피털 -19.5%, 데이비드 아인혼이 운영하는 그린라이트캐피털 -12.8% 등 유명 헤지펀드들이 10%를 초과하는 손실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칠드런인베스트먼트(CIFM)도 15%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증시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현금비중을 늘렸고 레버리지를 줄였지만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미국과 영국 등에서 공매도를 제한하는 조치로 헤지펀드의 전략에 족쇄를 채우는 바람에 하락에 베팅해 수익을 올리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레버리징(deleveraging)으로 유동성에 제약을 받는 가운데 장중 급등락하는 주가도 매니저들이 거래에 어려움을 겪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한편 공매도 제한으로 절름발이 신세가 된 헤지펀드는 투자자들의 자금회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저조한 수익률로 인해 투자자들의 환매요구가 잇따르면서 상당수 헤지펀드들이 운용전략에 차질을 빚고 있다.

DKR캐피털 파트너스, RAB캐피털 등 헤지펀드들은 자산을 헐값에 손절매해야 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환매제한 조치를 취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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