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아이콘' NHN, 끝내 코스피행

머니투데이 전필수 기자, 김동하 기자, 전혜영 기자 2008.10.0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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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보)증권사선 "환영" 코스닥은 "침통"

코스닥 대장주 NHN (159,900원 ▼700 -0.44%)이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을 추진한다. NHN은 2일 오후 3시 이사회를 열고 코스피 상장을 위한 코스닥 조건부 상장 폐지 결의안 등을 안건으로 하는 주주총회를 소집키로 결의했다.

NHN은 오는 7일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주권상장예비심사청구서 제출할 예정이다. 11월14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코스피 이전안이 통과되면 상장심사 등을 거쳐 오는 12월 초부터 코스피시장에서 거래가 이뤄질 전망이다.



NHN측은 "그동안 국내외 기관들을 비롯한 주주들의 계속되는 코스피 이전 요구를 받아왔다"며 "최근 주주들의 요구가 더욱 구체화돼 이전 상장을 검토하게 됐고 다양한 면을 고려해 심사숙고 끝에 이전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증권가 환영=NHN의 이전 소식에 증권가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코스피로 이전하면 '코스피200'에 편입, 인덱스펀드 등 장기투자자들의 매수가 늘어나 수급효과가 개선될 것이란 점 때문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일부에서 LG텔레콤 등의 예를 들어 수급개선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NHN은 사이즈가 다르다"며 "인덱스 펀드들은 NHN의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고, 이를 의식한 다른 펀드들의 선취매가 들어오면 추가 모멘텀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은 규모와 인지도가 많이 차이나는 게 사실"이라며 "기업 인지도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코스닥 '침통', 그래도 강행 이유는?=반면 코스닥시장은 대장주의 이탈로 단기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선물거래소도 이같은 점을 우려, 이정환 이사장이 직접 최휘영 대표에게 서한을 보내는 등 코스닥 잔류를 권고하기도 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정보팀장은 "NHN은 상징성이나 규모면에 있어 코스닥에서 중요한 기업이기 때문에 이전 소식은 부정적인 소식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타 업체에 상실감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탈코스닥' 행렬을 부추길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 팀장은 "나머지 업체에 미치는 상실감으로 인해 일부 업체들이 동요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체 코스닥시장의 동요 가능성에도 NHN이 끝내 코스피행을 강행한 배경에는 지배주주보다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관이 자리잡고 있다. NHN도 기관투자가들의 강력한 요청을 첫 손에 꼽았다. 현재 NHN의 최대주주는 미래에셋자산운용투자자문이다. 미래에셋은 지난 6월말 기준으로 NHN 지분 7.9%를 보유, 창업자인 이해진 이사(5.1%)의 지분보다 많이 보유 중이다. 이 미래에셋의 NHN 지분 취득단가가 20만원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스닥, NHN 떠나도 건재하다?=코스닥시장본부는 NHN의 이전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지만 유망벤처기업의 산실로서 역할 제고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곽성신 코스닥시장본부장은 "끝까지 말렸지만 어쩔 수 없었다. NHN없이도 코스닥 시장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다른 좋은 기업들을 유치해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NHN 이전이 시장존폐를 말할 정도의 위기는 아니란 분석도 나왔다.

봉원길 대신증권 스몰캡 팀장은 "NHN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시총이 작아지는 영향은 있을 수 있고, 코스닥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벤처 기업의 자금조달 창구라는 코스닥 본연의 기능을 고려하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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