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9월' CEO 5명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8.10.02 11:22
글자크기
올 9월이 유난히 고통스러웠던 이들이 있다. 신용 경색으로 어려워진 회사를 팔거나 매물로 내놓아야 했던 월가 최고경영자(CEO)들이다.

1일(현지시간) 포춘은 '9월이 잔인했던 전현직 CEO 5명'을 소개했다. 최근 금융위기로 시련을 겪은 워싱턴뮤추얼 와코비아 AIG 메릴린치 리먼브러더스의 수장들이다.



↑워싱턴뮤추얼의 앨런 피셔맨↑워싱턴뮤추얼의 앨런 피셔맨


◇ 워싱턴뮤추얼의 앨런 피셔맨

워싱턴뮤추얼의 앨런 피셔맨은 9월초 CEO 자리에 올랐다. 부실 모기지 자산 때문에 워싱턴뮤추얼의 신용등급이 일제히 하향됐을 때다.



그가 CEO가 된 뒤 2주 남짓 지나 미 정부는 워싱턴뮤추얼을 압류하고 JP모간체이스에 예금자산과 지점망을 헐값 매각키로 했다.

소버린은행 총재를 지냈던 피셔맨은 750만 달러(약 83억원)의 보너스를 받기로 하고 워싱턴뮤추얼 CEO를 맡았다. 하지만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중 600만 달러를 삭감했다.

↑와코비아의 로버트 스틸 ↑와코비아의 로버트 스틸
◇ 와코비아의 로버트 스틸 전직 미 재무차관이었던 로버트 스틸은 두달반 전 와코비아 CEO로 왔다.


그는 와코비아를 맡은 뒤 두달 반은 바쁜 일정의 연속이었다. 주주들과 만나 회사 회생을 확신시켰다. 또 부실 자산을 정리해 회사를 독자 생존하도록 하기 위해 밤낮으로 애썼다. 특히 "와코비아는 워싱턴뮤추얼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해온 그였다.

하지만 와코비아는 결국 지난 29일 씨티그룹에 은행 부문을 매각했다. 씨티그룹은 스틸이 와코비아 CEO를 계속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 AIG의 로버트 윌럼스태드 ↑ AIG의 로버트 윌럼스태드
◇ AIG의 로버트 윌럼스태드

로버트 윌럼스태드는 지난 6월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의 수장이 됐다. 하지만 결국 그는 '여름 일용직'에 그치게 됐다.

미 정부가 AIG에 850억 달러를 지원해주기로 하면서 CEO자리에서 물러나게 됐기 때문이다. 윌럼스태드는 부실 모기지 자산에 묶인 AIG를 구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윌럼스태드는 2억2000만 달러(약 2400억원)의 퇴직금을 거절하고 '당당하게' AIG를 떠났다.

↑ 메릴린치의 존 테인↑ 메릴린치의 존 테인
◇ 메릴린치의 존 테인

11개월간 메릴린치 CEO였던 존 테인은 막판에 회사 주주들을 구한 은인(?)이다. 메릴린치의 주가가 곤두박질 치긴 했지만 결국 메릴린치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매각해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는 신세는 면하게 됐기 때문.

반면 메릴린치가 팔린 그날(지난 9월 14일) 정작 매각될 것으로 예상됐던 리먼브러더스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리먼 주주들이 쪽박을 차게 된 것은 물론이다.

테인과 그의 대리인 2명은 2억 달러(약 2200억원)의 퇴직금을 받고 물러났다. 테인은 앞서 뉴욕증권거래소장과 골드만삭스 CEO를 지냈다.

↑ 리먼브러더스의 리처드 풀드↑ 리먼브러더스의 리처드 풀드
◇ 리먼브러더스의 리처드 풀드

리처드 풀드는 30년 이상을 리먼브러더스에 몸담은 '리먼맨'이다.

그는 리먼브러더스를 떠나 메릴린치의 CEO가 됐던 스탠리 오닐, 와코비아를 맡았던 켄 톰슨 등 동료들과 달리 리먼에 남아 15년간 CEO을 맡아왔다.

하지만 '리먼맨' 풀드는 결국 비난 속에 회사를 떠나야 했다. 모기지백증권(MBS)에 과도하게 투자해 회사의 부실을 키웠기 때문이다.

그래도 빈손으로 떠나진 않았다. 풀드는 2200만 달러(약 240억원)의 보너스를 받고 사임했다. 그는 지난 3월 회사 자금 5억 달러를 착복했다는 의혹마저 받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