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도 大수혈 충격 "미국이 흔들린다"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10.02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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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억弗 조달…버핏도 최대 위기에 올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이 어떤 기업인가. '주식회사 USA'를 상징하는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블루칩의 하나다. GE가 갖는 보다 큰 의미는 1896년 다우지수(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12개 기업으로 출범할 때부터 지금까지 유일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데 있다. 한마디로 GE는 미국 경제의 지표(bellwether)로 통한다. GE의 위기는 미국의 위기라고도 볼 수 있다.

GE도 大수혈 충격 "미국이 흔들린다"


그런 GE가 전체 150억달러 규모의 자금조달을 전격 발표하며 천문학적 수혈의 최신판을 장식했다.



GE는 1일(현지시간) 현재 시가총액의 5%에 해당하는 120억달러 규모의 보통주를 발행(유상증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GE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로부터 30억달러를 유치했다고 공개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매년 10%의 배당이 주어지는 영구 비누적 우선주 30억달러를 인수하고, 이와 별개로 주당 22.25달러에 보통주 30억달러어치를 인수할 수 있는 매입권(워런트)를 갖게 된다.



GE의 대대적인 자본확충은 금융계열사인 GE 캐피털이 이번 금융위기에 예외없이 손실을 입고,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은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GE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GE캐피털이 최근 전세계 금융위기에 동참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 속에 주식을 팔아치우기 시작했다.

급기야 기업어음(CP)을 비롯한 단기자금 시장에서 GE까지 외면당하는 진기한 장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자금시장이 경색된 마당에 구조조정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자산 매각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이같은 위기는 지난주 목요일 GE가 3분기와 올해 연간 실적 전망을 하향조정하면서 "유례없는 금융산업의 침체와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증폭됐다. 이와 함께 GE는 자사주 매입을 연기하고 1970년대 이후 처음으로 배당을 늘리지 않을 것이라는 조치를 단행했다. 생존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금에 돈을 쓸 여유가 없다는 고백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GE 캐피털의 단기 운명은 현재 미국 경제에서 가장 민감한 2개의 변수에 달려있다고 전했다. 하나는 상업용 부동산 경기이고 다른 하나는 중소기업 대출이다. 아직까지 서브프라임, 알트-A 모기지처럼 손실이 위험 수위로 치닫지 않았지만 이 두 상품시장은 크게 위협받고 있다. 저널은 글로벌 금융 위기 속에서 두 시장의 불안한 움직임은 최고경영자인 제프 이멜트 회장에게 막대한 압력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버핏은 골드만삭스에 50억달러를 투자한 뒤 곧바로 GE에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 이번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글로벌 금융위기에 '올인'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버핏은 "GE는 미국 비즈니스의 근간이며 앞으로도 성공적인 기업으로 남을 것"이라고 투자배경을 밝혔다.

이날 8%대의 급락세를 보였던 GE주가는 버핏의 투자소식이 전해진뒤 낙폭을 좁혀 전날보다 5.1% 떨어진 24.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권사의 순익전망 하향 영향으로 급등한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도 안정됐다. 1000만달러의 채권을 5년간 보호하는데 50만달러를 부담하면 된다. 버핏 투자 직전에는 65만달러였으며, 장중 한때 74만달러까지 치솟았다.

도이치뱅크AG는 GE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주당 2달러로 9% 하향 조정했다. 2009년 순익 전망치도 주당 1.95달러로 낮췄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목표주가도 7.1% 낮춘 26달러로 하향조정했다.

이멜트 회장은 버핏 투자 유치 이후 GE가 오래 보유해온 AAA 등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멜트는 "자금 계획을 보다 빠르게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새로운 자금은 시장이 허용하는 수준에서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기회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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