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메인 스트리트'도 심각...일제 약세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10.02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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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M제조업 지수 부진, 자동차 판매 최악..구제안 표결에 촉각

뉴욕증시가 일제 약세로 마감했다.
악화된 경기지표가 경제의 현주소를 상기시켰고, 상원의 구제금융법안 표결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몸을 사렸다.

1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보다 19.59포인트(0.18%) 하락한 1만831.07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5.30포인트(0.45%) 내린 1161.06을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22.48포인트(1.07%) 떨어진 2069.40을 기록, 하락폭이 가장 컸다.



전날 폭등에 따른 경계감으로 장초반 약세로 출발한 미국 증시는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9월 제조업지수 발표로 급속히 냉각됐다. ISM제조업지수가 43.5로 무려 6.4p나 급락, 2001년 10월 이후 최저치로 내려앉으면서 월스트리트 뿐 아니라 '메인 스트리트' 역시 상황이 심각하다는 사실이 새삼 부각됐다.

CMC마켓US의 외환 전략가 아시라프 라이디는 "ISM지수는 구제금융법안이 신뢰구축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거시경제 악화를 막을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고 말했다.



지수 발표 직후 한때 다우존스 지수 하락폭이 2%에 육박하기도 했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미국 시가총액 2위인 제네럴일렉트릭(GE)에 투자하기로 하면서 GE의 주가 급락세가 진정되고 투자심리가 다소 회복됐으나
플러스권으로 지수를 돌려놓지는 못했다.

◇ '메인스트리트'도 심상찮다..버핏 GE에 구원 손길

'월 스트리트의 상징' 골드만 삭스에 50억달러를 투자했던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이번에는 미 '메인 스트리트(실물부문)의 상징 제네럴 일렉트릭(GE) 구원에 나섰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매년 10%의 배당이 주어지는 영구 비누적 우선주 30억달러를 인수하고, 이와 별개로 주당 22.25달러에 보통주 30억달러어치를 인수할 수 있는 매입권(워런트)를 갖게 된다.

버핏은 GE투자 결정이 알려진 직후 CNBC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GE는 세계 비즈니스의 중요한 사업부문을 모두 갖고 있다"며 "앞으로도 성공적인 기업으로 남을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버핏의 투자결정 직전까지 8%대 급락했던 GE주가는 한때 하락폭이 1%대까지 줄었으나 결국 3.92% 하락한채 마감했다.

이날 도이치뱅크AG는 GE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주당 2달러로 9% 하향 조정했다. 2009년 순익 전망치도 주당 1.95달러로 낮췄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목표주가도 7.1% 낮춘 26달러로 하향조정했다.
주가 급락과 더불어 부도위험 정도를 나타내는 CDS도 급등하자 GE는 "부도를 우려할 어떤 이유도 없다"며 재무상태가 건전하다고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미국의 지난달 자동차 판매실적이 또 다시 급락했다.
유가가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고, 자동차 회사들이 대규모 할인판매를 실시했음에도 얼어붙은 소비심리 앞에 속수 무책이었다.

제네럴 모터스(GM)은 이날 지난달 미국내 판매 실적이 28만280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6% 급감했다고 밝혔다.
설립 100주년을 맞은 GM은 특히 지난달 직원 대상 판매가격을 적용, 할인행사를 펼쳤음에도 판매 실적이 극도로 부진했다.
포드 자동차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4% 줄어든 12만788대에 머물렀다.
GM과 포드의 자동차 판매는 11개월째 뒷걸음치고 있다.

포드차 주가는 12.5% 급락했지만, GM주가는 0.9% 상승해 대조를 보였다. 타사의 상대적 부진으로 GM의 시장점유율이 올라간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최대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가 5.8%, 중장비 세계 최대 제조업체 캐터필라 4.4%, IBM이 5.7% 급락하는 등 다우지수 구성 핵심 블루칩 약세가 두드러졌다.

◇ 구제법안 상원 표결 임박, 금융업종 강세

반면 금융업종은 구제법안 재상정 및 통과 기대로 전반적으로 강세였다.

씨티그룹이 12.14%, J.P모간이 6.27%,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8.9% 상승, 미 금융권의 '빅3'로 떠오른 이들 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를 반영했다.

미 상원의 금융 구제법안 수정안 표결을 앞두고 조지 W. 부시대통령은 법안 통과를 확신한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법안 내용이 개선된 만큼 의원들이 신중히 판단해 법안을 통과시켜줄것을 촉구했다. 그는 "시장에 유동성이 흐르게 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 상원은 이날 저녁 전체 회의를 열고 자체 구제금융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하원은 3일로 표결이 예정돼 있다.
상원은 구제금융안이 시간을 다투는 급박한 사안이라는 점을 감안해 이례적으로 하원을 거치지 않고 상원에서 먼저 찬반 표결을 실시하기로 했다.

◇ 유가 하락, 달러 상승 속도 둔화

미국 경기 지표 악화와 원유 공급증가로 국제유가가 하락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1.78%(1.8%) 하락한 98.89달러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유가는 배럴당 95.95달러까지 떨어져 지난달 17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DTN의 애널리스트 대린 뉴섬은 "허리케인 아이크와 구스타프로 인한 피해가 복구되고 정유시설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공급부족으로 인한 유가상승 압력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지난주말 원유재고가 428만 배럴 늘었다는 미국 정부의 발표 직후 낙폭이 확대됐다. 6주만에 원유재고가 증가세로 돌아섰고 증가폭도 당초 전망치인 275만배럴보다 컸다.

70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법안이 의회를 통과해도 미국의 경기침체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수요감소 우려를 자극해 유가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유럽 금융위기 확산과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촉발된 달러화 강세현상이 지속됐다. 그러나 부진한 경기지표의 영향으로 상승속도는 다소 둔화됐다.

이날 오후 4시현재(현지시간)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77센트(0.54%) 떨어진(달러가치 상승) 1.4016달러를 기록중이다. 달러/파운드 환율도 0.53%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은 0.01엔(0.01%) 하락(엔화가치 상승)한 106.09엔을 기록했다.

6개국 주요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0.3% 상승한 79.66을 기록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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