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안정, 글로벌 공조가 관건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9.30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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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시장 붕괴 위험 직면, 단기 유동성 공급 등 공조 본격화

미국 금융위기 해결을 위한 구제금융법안이 29일(현지시간) 하원에서 부결되면서 월가는 물론 전세계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졌다.

정부와 양당이 조율에 나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데에는 최소한 1주일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 동안 시장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국제 공조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재무부를 대신해 시장 혼란을 수습할 중책을 떠안게 됐다.



◇ 구제법안 재상정 처리 지연 예상, 글로벌 공조 필요성 증가

시장이 충격으로 반응하자 양당 대선 후보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는 "곧 구제법안이 통과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에게 당황하지 말고 진정하라고 밝혔다.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 후보 역시 "의원들이 다시 일선으로 돌아가야 법안을 통과시켜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원도 휴회를 철회하고 관련 법안이 통과될 때까지 회기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오는 11월 4일 상·하원 선거를 앞둔 의원들이 선거운동을 위해 지역구로 대거 향할 가능성이 있어 구제법안 통과에 난항이 예상된다.

◇ 각국정부-중앙은행, 유동성 공급 등 공조 본격화


구제법안 처리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제 공조가 시급한 시점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구제법안 통과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국과 전세계 국가들이 금융위기 확산 방지를 위해 나서지 않으면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금융기관은 물론, 대외적 충격에 약한 국가들이 연쇄 부도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FRB는 달러화 유동성 부족사태 등 국제적인 금융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앙은행간 통화 스왑 확대와 기간입찰대출(TAF)를 통해 단기금융시장에 6300억달러 자금을 투입키로 했다.

FRB는 이날 성명을 통해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 일본은행(BOJ) 등 8개국 중앙은행들과 공조를 통해 통화스왑 한도를 기존의 2900억달러에서 6200억달러로 3300억달러를 늘리는 것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FRB는 단기 유동성 공급을 위한 긴급 대출 프로그램인 기간입찰대출(TAF)을 기존 1500억달러에서 4500억달러로 3000억달러 늘리기로 했다.

FRB는 84일 만기 기간입찰대출(TAF)의 1회 발행 한도를 오는 10월6일부터 250억달러에서 750억달러로 3배로 늘리는 등 단기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FRB는 이번 경매 한도 상향조정에 따라 84일 만기 TAF를 통해 시중은행들에 공급할 수 있는 단기 유동성이 750억달러에서 2250억달러로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 일본은행(BOJ) 등도 연준과 통화스왑 규모를 늘리기로 했고, 금융시스템에 대한 단기 유동성 공급에 나서기로 했다.

경제전문가들은 국제적 금융위기에서는 이런 국제공조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미국과 직접 통화 스와프 체제를 구축하지 않았더라도 역내 협력을 통해서 위기상황이 왔을 때 충격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크리스 럽키 도쿄미쓰비시UFJ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연준의 TAF 확대는 금융시장 혼란을 막기 위한 자금 공급의 성격이 강하다"면서 "이러한 단기 유동성 투입을 통해 시장이 신뢰를 서서히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하지만 FRB의 재정적인 부담이 커지고 있는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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