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7천억불 구제금융법안, 하원서 부결(종합)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9.30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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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와 공화 민주 양당 지도부가 합의해 표결에 부친 70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법안이 미 하원에서 부결됐다.

29일(현지시간) 미 하원은 표결을 통해 정부가 제출한 '2008 긴급경제안정법(EESA)'을 반대 228대, 찬성205, 기권2로 부결시켰다.

공화당 의원은 3분의 2가 넘는 133명이 반대했으며, 민주당 의원 역시 절반에 가까운 95명이 반대표를 던짐으로써 가결에 필요한 217표를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양당 지도부는 투표 시간인 15분이 지난 뒤에도 최종 표결 발표를 미룬채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을 설득하는데 나섰지만 표결을 번복시키는데 실패했다.

당초 이날 금융구제법안이 하원을 통과하면 1일 상원표결과 조지 W부시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최대한 신속히 구제금융을 투입할 예정이었다.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표결 부결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구제법안 통과는 실패했고, 위기는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며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팰로시 의장은 구제법안이 부결됐지만 새로운 대책을 마련할 것(another bite at the apple)라고 말했다. "

동석한 바니 프랭크 하원 금융위원장은 공화당이 구제법안을 사장시켰다고 비난한뒤 "우리는 새로운 법안 마련에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존 뵈너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도 법안 부결돼 기자회견을 통해 "추가 수정을 통해 새로운 법안을 상정시키기 위한 노력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뵈너 의원은 시장이 충격에 빠진 것을 의식 "모두들 진정하고 긴장을 푼뒤 일자리로 다시 돌아가자"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팰로시 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측이 충분한 설명없이 무리하게 표결을 진행했다"며 민주당을 비난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법안 부결후 TV인터뷰를 통해 "법안이 부결된데 대해 매우 실망했다"며 의회 지도자들과 향후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니 프래토 백악관 대변인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부시 대통령이 경제관련 자문을 얻기 위해 이날 오후 회의를 소집했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금융구제법안이 하원을 통과하는데 실패한 직후 성명을 내고 금융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 및 의회 지도자들과 만나 다음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재무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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