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매각+국유화, 구제금융도 못 믿겠다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8.09.30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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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장중]금융주 부진, 다우 250p↓

29일 뉴욕 증시는 2%대 급락했다. 씨티그룹의 와코비아 은행 사업 인수와 브래드포드앤빙글리(B&B), 포르티스 등 유럽 은행들의 국유화 소식이 신용위기 심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의회의 합의에도 불구, 미 정부의 7000억달러 구제금융안에 대한 불신도 강화되고 있다.

오전 10시54분 현재 다우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48.98포인트 떨어진 1만894.15를 기록하고 있다. 다우지수는 앞서 장중 300포인트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같은 시간 S&P500지수는 38.53포인트 밀린 1174.48을, 나스닥지수는 82.35포인트 빠진 2100.99를 각각 기록 중이다.

◇ 씨티, 와코비아 은행 부문 인수



자산 기준 미국 최대 은행 씨티그룹이 와코비아의 은행 사업을 인수한다.

미 연방에금보험공사(FDIC)는 이날 개장에 앞서 씨티그룹이 와코비아의 은행 부문 인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 합의로 와코비아의 미국 내 지점망 3300개를 흡수하게 됐다.

AG 에드워즈증권과 에버그린 뮤추얼펀드는 와코비아가 계속 운영하게 된다.


FDIC는 또 씨티그룹이 와코비아의 대출 손실 3120억달러 중 최대 420억달러를 부담한다고 덧붙였다.

나머지 손실은 FDIC가 책임진다. 대신 FDIC는 120억달러 규모의 우선주와 주식 매입권리를 받는다.

씨티그룹은 인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분기 배당금을 주당 16센트로 50% 삭감하는 한편 보통주 매각을 통해 100억달러의 자금을 추가 확보하기로 결정했다.

피인수 소식에 와코비아 주가는 장중 90% 이상 폭락했다. 씨티그룹은 12센트 하락했다.

◇ 유럽 은행도 국유화 물결

B&B와 포르티스 등 유럽 3개 은행은 국유화 수순을 밟고 있다.

우선 B&B는 국유화가 확정됐다. 이로써 B&B는 노던록에 이어 올해 들어 정부 손으로 넘어간 두번째 영국 모기지업체가 됐다.

B&B가 보유하고 있는 500억파운드(91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금융과 대출 자산은 정부가 인수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B&B 소매금융 사업은 유럽 2위 은행인 스페인 방코산탄데르에 넘어갔다. 이 과정에서 영국 정부는 방코산탄데르에 180억파운드(330억달러)를 지원하기도 했다.

벨기에 최대 금융사인 포티스는 유동성 위기에 몰려 결국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 베네룩스 3국으로부터 112억유로(163억달러)를 수혈받았다. 금융 전문가들은 포티스 자금 투입을 국유화 전단계로 평가했다.

독일의 '하이포 리얼 이스테이트 그룹'도 국유화 초읽기에 들어갔다. 독일 금융당국자들은 이번 신용시장 붕괴로 하이포 리얼 이스테이스 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몰렸고 지난 일요일 밤 늦게까지 구제금융에 대해 협의했다고 전했다.

◇ 은행주 부진의 날

신용시장 불안이 강화됨에 따라 은행주가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와코비아 다음 차례로 지목된 오하이오주 최대 은행 내셔널시티는 장중 2.33달러 하락했다. 앞서 낙폭이 7.09달러(62%)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는 1984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금융지주회사로 변신 중인 모간스탠리는 일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의 90억달러 투자 소식에도 불구, 3.60달러(15%) 급락했다. MUFG는 90억달러에 모간스탠리 지분 21%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워싱턴뮤추얼 인수로 예금 계좌수 기준 미국 최대 은행이 된 JP모간체이스도 장중 7% 이상 급락했다.

은행주 부진 속에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VIX)지수는 15% 상승, 39.99로 뛰었다. 이는 장중 기준으로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 상품주-애플도 약세

원유, 구리 등 상품가격 하락으로 상품주도 내림세를 면치 못했다.

세계 최대 구리생산업체 프리포트맥모란은 장중 7.93달러 하락했다. 구리 가격은 이날 3.6% 떨어졌다.

유가는 6달러 이상 급락했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1월 인도분 선물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오전 11시43분 현재 6.59달러 떨어진 배럴당 100.3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WTI 11월물은 앞서 99달러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애플은 모간스탠리의 투자의견 하향 조정으로 19.81달러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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