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코비아, 긴박하게 위기로 몰린 이유는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9.2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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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ARM대출 잠재 손실 부각..채권 금리 24%

자산 규모가 8100억달러로 미국 6위(대출기관 기준)인 와코비아가 지난주 후반을 경과하며 위기에 몰렸다. JP모간에 매각된 워싱턴 뮤추얼의 바통을 잇는 후보로 급부상한 것. 씨티그룹에 매각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하기도 했다.

와코비아가 긴박하게 유동성 위기에 몰린 배경에는 '옵션 변동금리 모기지(ARM) 대출'이 자리잡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대출 초기에는 아주 낮은 이자만 내고 시간이 지나면서 상환부담이 크게 늘어나도록 설계된 상품이 바로 옵션 ARM이다.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비우량(서브프라임) 등급 바로 위인 알트-A 등급의 대출 가운데 상당부분이 옵션 ARM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주택 가격 급락으로 알트-A 대출의 부실이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나며 옵션 ARM의 손실 위험도 커졌다.

지난 7월 와코비아도 자사의 옵션 AMR 상품인 '픽크-A-페이 옵션 ARM' 모기지 상품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한 바 있다.



경고는 현실화되고 있다. 결정적 계기는 JP모간에 매각된 워싱턴 뮤추얼이 제공했다. JP모간이 1760억달러 규모의 워싱턴 뮤추얼 모기지관련 자산을 인수하면서 310억달러를 상각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것.

와코비아는 옵션 ARM 보유 규모가 지난 7월말 현재 1220억달러로 미국 은행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워싱턴 뮤추얼은 2위다.
뉴욕에 있는 스턴 에이지&리치의 신 라이언 애널리스트는 "JP모간은 워싱턴 뮤추얼의 자산을 평가하면서 20% 정도를 손실로 반영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루이스 피트 애널리스트는 "JP모간이 워싱턴 뮤추얼을 인수하면서 반영했던 상각 비율을 와코비아에 적용한다면 여기서 발생하는 잠재적 손실로 와코비아의 재무상태는 건전과 부실의 경계에 직면할 수 있다"고 파악했다. 자칫 감독당국의 규제를 받을 수 있는 처지로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이 와코비아 인수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와코비아의 잠재적 부실과 파산 가능성을 눈치 챈 인수자들은 워싱턴 뮤추얼처럼 확실하게 망가진 것을 확인한 이후 아주 싸게 사겠다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지난 26일 와코비아 주가는 3.7달러, 27% 폭락한 10달러로 마감했다. 시간외 거래에서도 1.5달러, 15% 추가 하락했다. 와코비아 채권 금리는 24%로 뛰었다. 지난 5일 7.5%의 금리였다. 신용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도 사상최고 수준으로 폭등했다. 투자자들이 디폴트를 크게 걱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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