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주말 타결' 기대, 막판 반등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9.27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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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주 막판 급반등… '파산 우려' 와코비아 폭락

뉴욕증시가 극심한 눈치보기 끝에 막판 뒷심을 발휘했다.

금융구제 법안 승인을 두고 미 의회와 정부간에 벌어지고 있는 막판 진통으로 장중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장 마감을 앞두고 주말 타결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확산되면서 반등 탄력을 얻었다.

2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21.07포인트(1.10%) 오른 1만1143.13으로 마감했다.
S&P500 지수도 4.09포인트(0.34%) 올라선 1213.27을 기록했다.
그러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23포인트(0.15%) 물러선 2183.34로 장을 마쳤다.



GDP 성장률 확정치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심리가 냉각된데다,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로 금융구제법안 통과가 진통을 겪으면서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한때 다우지수 하락폭이 125포인트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그러나 장 마감을 앞두고 다나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이 "이번 주말까지 구제법안이 타결되지 않을 것으로 볼 이유가 없다"고 밝히는 등 막판 타결 전망이 커지면서 낙폭이 줄어든 끝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S&P500업종 가운데 생필품 업종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이어 보건의료 업종이 뒤를 이었다. 유가가 떨어지면서 에너지 원자재 유틸리티 업종은 부진했다.

◇ 금융주 막판 급반등, 와코비아, '다음 차례'불안감


워싱턴 뮤추얼을 인수한 J.P모건이 11% 급등했다.
JP모간체이스는 전날 장마감후 워싱턴뮤추얼의 예금과 지점을 19억달러에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JP모간이 인수하지 않는 나머지 자산은 FDIC가 관리하게 된다.
무디스는 이번 인수로 JP모간체이스의 자산 질이 현격히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JP모간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6.8%,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도 4.4% 상승하는 등 금융주에 대한 저가매수세가 주가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미국 최대 저축은행 워싱턴 뮤추얼의 파산으로 일부 금융회사의 파산 우려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와코비아 주가가 27.01% 폭락했다.

와코비아는 이른바 모기지연체로 부실이 급증한 이른바 '옵션변동금리모기지(AMR)' 보유규모가 지난 7월말 현재 1220억달러로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와코비아의 크레디트 디폴트 스왑(CDS:지급보증 증권) 스프레드는 이날 오전 827bp(8.7%포인트) 폭등했다.

와코비아와 함께 클리블랜드 소재 은행인 내셔널 씨티 주가도 25.80% 폭락했다.
내셔널 씨티 역시 공격적으로 모기지 및 주택대출시장에 진출, 한때 전체 수익의 절반을 이분야에서 내기까지 했다.
또 주택 건설업체 대출비중이 가장 높은 은행중의 하나로 꼽히고있다.

한편 뉴욕타임즈는 이날 오후, 와코비아가 씨티그룹과 합병논의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 유가 약세, 달러 혼조..'구제법안 눈치보기'

미국의 금융구제법안 승인을 두고 정부와 의회간 막판 진통이 지속되면서 국제유가가 약세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매시에너지가 8.8% 테소로가 5% 하락하는 등 에너지 관련 종목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13달러(1.1%) 떨어진 106.89달러로 마감했다. 이번 한주간으로는 4% 상승했다.

금융구제안 통과에 시장 참여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달러화는 보합권을 중심으로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오후 3시8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09포인트(0.06%) 상승(달러하락)한 1.4618달러를 기록중이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0.2% 올랐다.

미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달러 매수세력도 형성되지 않았지만, 구제금융 통과시 달러 강세를 예상한탓에 숏포지션을 취할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시장 관계자들은 전했다.

6개국 주요통화대비 달러 인덱스(DXY)는 0.04포인트(0.1%) 하락한 상태이다.

미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엔 캐리 트레이딩 확산으로 엔/달러 환율은 0.42엔(0.39%) 하락(엔화상승)한 106.14엔을 기록했다.

◇"타결 전에는 워싱턴 안떠난다"

다나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구제법안 통과가 진통을 겪자 이날 오후 "구제법안이 이번 주말내로 합의를 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바니 프랭크 하원금융위원장도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구제법안 합의를 성사시키지 전에는 워싱턴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협상 타결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공화당 일부 의원들은 여전히 금융구제법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앞서 조지 W. 부시대통령은 이날 오전 "현재 금융위기 타개를 위해 실질적인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데는 이견이 없다"라며 "민주, 공화 양당 사이에 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일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오바마, 매케인 후보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원내 대표 등 의회지도자들 참석한 가운데 밤 늦게까지 법안 타결을 위한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이견을 좁히는데는 실패했다. 이에 따라 구제금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확산됐다.

◇ 2Q GDP 2.8%...'예상 하회'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가 2.8%를 기록, 전문가 예상치와 지난달 발표된 성장률 수정치 3.3%를 모두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상무부가 개인 소비와 무역 증가세가 줄어들면서 GDP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2분기 미국 무역수지 누적 적자는 3813억달러로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누적 적자액은 3766억달러를 기록, 8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2분기 경제 성장률에 대한 무역 기여도도 3.1%에서 2.9%로 하향조정됐다.

개인 소비도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지난 8월 발표된 수정치 1.7%증가를 하회했다.

9월 소비자심리지수는 70.3을 기록, 앞서 발표된 예상치 73.1을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발표된 소비심리지수는 블룸버그전문가 예상치 70.8도 하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2일 예상치 발표 후 리먼브러더스 파산과 메릴린치 매각으로 촉발된 금융혼란이 시작되면서 소비자심리지수는 하향조정됐다.

그러나 9월 소비심리지수는 유가 하락분을 반영, 지난달 85.6보다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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