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에 덴 증권사, 리스크 관리 죈다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08.09.2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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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결권한 및 금액 상향조정..신생社 OTC 인가 장애될까 '전전긍긍'

미국발 금융폭풍에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국내 증권사들이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섰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리먼브러더스가 발행한 파생상품을 국내에 들여와 팔면서 위기에 노출된 증권사 뿐만 아니라 이번 사태를 빗겨간 증권사들도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18명의 리스크관리 인력을 둔 굿모닝신한증권은 리먼 관련 부실 채권 보유로 손실 가능성이 커지면서 보수적 투자에 무게를 둘 방침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관계자는 "리스크관리 업무는 기본적으로 회사의 영업정책이 얼마나 공격적인가의 여부에 달려있어 다소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라며 "이번 사태로 투자 정책이 보수적으로 선회하면서 리스크관리 부서의 영향력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장외파생상품 거래 인가를 받은 NH투자증권은 리스크 관리 전결규정을 강화키로 하고 했다. 향후 파생상품 투자시 전결 금액 및 업무 결재 권한을 상향조정하고 투자 채권 등급 범위도 보수적으로 조정할 예정이다.



지난 4월 리스크관리팀을 본부로 확장시키면서 관련 업무를 강화해온 메리츠증권은 거래 중인 외국계증권사의 신용 등급을 재검토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외부 신용 평가기관의 공신력이 의문시되면서 자체적인 평가 규정을 마련해 보안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증권 등 장외파생(OTC)상품 거래 겸영 인가를 기다리고 있거나 KTB투자증권처럼 리스크관리 구축 프로젝트에 착수한 신설 증권사들은 더 다급해졌다.

OTC 상품은 레버리지가 커서 금융감독원이 증권사의 리스크 관리 능력을 최우선에 두고 인가를 결정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로 그 기준이 더 까다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OTC부 담당자는 "미국발 신용위기로 정치권 등에서 투자은행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재무 건전성 지표, 리스크관리 시스템 및 인력·조직 체계 등에서 요건을 갖췄더라도 실무자 인터뷰 등 정성적인 평가에서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SC증권 관계자는 "주식, 채권, 옵션 등을 결합한 파생상품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SC그룹의 안정적인 인프라와 신용도가 있기 때문에 인가를 받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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