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신상품 시장, 새 바람 부나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08.09.2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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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건수는 저조하지만 약세장 등에 엎고 '역발상 투자'

글로벌증시의 동반 하락으로 펀드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신규 펀드가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과거 증시 고점일 때와 같이 신상품이 봇물을 이루진 않지만, 새로운 펀드들은 약세장을 고수익의 기회로 삼는 '역발상 투자'를 지향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29일부터 아시아 금융주에 투자하는 ‘KB 아시아 금융의 별 주식형 펀드'를 판매한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저평가된 아시아 대표 우량 금융주를 20종목 내외로 편입해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KB금융지주와 삼성화재, HSBC, 스탠다드차타드(SC), 중국공상은행(ICBC) 등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언뜻 보면 이미 '전화위복'을 외치며 출사표를 던진 금융주 펀드들이 적잖은 손실로 시장의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의외일 수 있다. KB자산운용은 그러나 "서브프라임 부실 대상은 대부분 선진국 금융기관이지 아시아가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금융주는 동반 하락해 저평가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달 초 피델리티자산운용도 미국과 스위스, 영국, 일본 등 글로벌 금융업종에 투자하는 '피델리티글로벌금융주 펀드'를 선보였다.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를 이용한 펀드도 출시됐다.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 120/20 파생펀드'가 그 주인공. 이 펀드는 펀드 자산의 20% 한도로 자금을 빌려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공매도하고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은 공매도 조달 자금을 포함해 자산의 최대 120%까지 매입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이와 함께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도 이번 주 국내주식형펀드 출시를 목표로 현재 판매사와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랭클린템플턴 관계자는 "현 시점을 바닥이라고 확언할 순 없지만 국내 증시가 저평가된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선 투자 적기"라며 "과거 증시 흐름을 비춰봤을 때 내년 중순쯤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일부 운용사에 국한되지만 운용사 고유의 철학을 바탕으로 상품 개발에 나서는 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고점일 때 운용사들이 천편일률적인 펀드를 출시해 끝물에서 펀드 투자를 독려한 점이 없지 않다"며 "약세장을 거치면서 이제껏 한 방향으로만 과열됐던 운용업계가 자정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외국계 운용사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아니면 이머징마켓으로 쏠림 현상이 심했다"며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작은 선진국 펀드, 주식형보다는 혼합형펀드나 채권형펀드 출시를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불안한 투심을 반영하듯 신규 펀드수는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와 중국 등 일부 증시가 고점을 이뤘던 지난 해 11월 출시된 펀드수는 120개였으나 이달 들어선 78개 불과했다(자산운용협회 자료). 특히 해외펀드는 16개로 10개월 전 33개의 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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