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1시경 대형마트에서 한 주부가 아이에게 먹일 간식을 고르다가 원재료 항목을 찾고 있다(위 사진의 제품들은 멜라민 함유 여부와 무관합니다).
사당동에 사는 주부 강혜숙(49·가명)씨는 "해태제과의 미사랑 카스타드 두 팩을 싸게 사서 아이들에게 먹였는데, 다 먹고 나니 뉴스에 터지더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들의 원성은 높았다. 멜라민 함유 여부와 관계없이 먹을거리 자체에 대한 불신이 뿌리 깊어진 듯 보였다.
↑한 제과업체의 원재료 표시 사례. 필리핀산, 국산은 명기돼 있지만 '수입산' 표시는 원산지가 어딘지 알 방법이 없다(위 사진은 멜라민 검출 여부와는 무관합니다).
↑한 제과업체의 원재료 표시 예. 대두의 원산지가 '수입산'으로 표시돼 정확한 원산지를 알 길이 없다(위 사진은 멜라민 검출 여부와는 무관합니다).
김씨는 "아무래도 께름칙하지 않냐. 제품 원재료 목록을 봐도, 국산, 미국산 등은 써있는데 애매하게 '수입산'이라고 써있는 제품이 대부분"이라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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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식음료 원재료 표기법에 따르면, 1년 평균 3번이상 주원료 수입국이 바뀌는 제품에 한해서는 국가 표기 없이 '수입산'으로 표기할 수 있게 돼있다.
이 때문에 중국산 원재료가 포함됐어도 단순히 '수입산'으로 표기되는 제품이 태반이다. 오히려 '중국산'이라고 표시된 제품을 찾기 힘들 정도다.
↑한 제과업체의 원재료 표시 예. 팜유가 말레이시아산으로 표기된 것과 달리 밀은 '수입산'으로 표시돼있다. 현재 식음료 원재료표기법에 따르면 1년에 3번 이상 수입국이 바뀌는 재료에 대해서는 국가를 표기하지 않고 '수입산'으로만 표시할 수 있게 돼있다(위 사진은 멜라민 검출 여부와는 무관합니다).
첫째 아이가 아토피가 심해 과자를 먹이지 않는다는 주부 김재숙씨(32·상도동)는 "둘째 아이도 과자를 먹이지 않고 있다. 간식 삼아 돈육강정을 샀는데 이것도 국산"이라며 "값이 더 나가더라도 되도록 국산 먹거리를 이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대만에서 3개 업체를 통해 국내로 수입된 커피크림(4~9월 수입분)에서 멜라민이 검출되면서 평소 커피를 즐겨 마시는 직장인들도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커피크림에는 우유에서 유래된 식품첨가제인 카제인이 함유돼 있다.
↑26일 오후 1시경 용산의 한 대형마트 매장. 전업주부들이 한창 쇼핑을 할 시간이지만 과자 매대에는 사람이 없다(위 사진의 제품들은 멜라민 함유 여부와 무관합니다).
한편 식약청은 428개 수입 품목 중 26일까지 124개 제품(166건)을 검사해 해태제과의 '미사랑 카스터드'와 제이앤제이인터내셔널의 '밀크러스크 비스켓, 유창에프씨의 '유창베지터블크리머F25' 등 중국산 수입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앞서 멜라민이 검출된 2개 제품은 이미 회수가 완료됐고, 유창베지터블크리머F25는 보관 중인 160톤이 압류된 채 유통된 판매처에서 회수 조치에 들어갔다.